[제3화] 의미를 찾는 순간, 고통은 사라진다

청렴과 적극행정은 수단일 뿐, 우리의 목표는 ‘공공가치’의 혁신입니다

by 공무원 덕림씨

1. "왜(Why)"라는 질문이 빠진 행정은 고통일 뿐입니다


우리는 매주 월요일 간부회의에서 수많은 지시를 받습니다. 그때마다 '어떻게(How)' 처리할지만 고민하느라 정작 중요한 질문을 놓치곤 합니다. "우리는 이 일을 왜(Why) 하는가?"

사이먼 사이넥 '나는 왜 이일을 하는가?'에서


빅터 프랭클은 <죽음의 수용소에서> "의미없는 고통은 없다. 의미를 찾는 순간 고통은 사라진다"고 말했습니다. 20년 전 버려진 갯벌 순천만을 복원하고, 국내 최초의 공공정원을 도입할 때 숱한 반대를 견딜 수 있었던 이유도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확고한 의미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의미를 발견하면 업무는 따분한 '노동'에서 가치 있는 '소명'으로 바뀝니다.


2. 적극행정은 '줄 서기'보다 당당한 '승진'의 길입니다


과거에는 잘못되면 처벌받는 것이 두려워 몸을 사렸지만, 지금은 '과정'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 확인되면 면책해 주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제 적극행정은 선택이 아닌,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필수 생존 전략입니다.

행위결과보다 과정에 중점


누군가에게 줄을 서서 얻는 승진은 퇴직 후에도 부끄러운 꼬리표가 되지만, 적극행정으로 시민의 삶을 바꾸고 '덤'으로 얻는 승진은 평생의 자부심이 됩니다. 충주시의 김선태 주무관처럼 실력과 성과로 증명하는 공무원이 대접받는 시대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3. '피신(皮新)'이 아닌 진짜 '혁신(革新)'을 위하여


많은 공직자가 혁신을 그저 '가죽을 벗기는 고통'으로만 오해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가죽 피(皮)자를 쓰는 '피신'일 뿐입니다. 진짜 혁신은 그 뒤에 이어지는 **'무두질'**에 있습니다.


피신과 혁신의 차이

동물의 몸에서 막 벗겨낸 거친 가죽()을 씻고, 깎고, 다듬는 정성스러운 과정 즉 '무두질'을 거쳐야만 비로소 가치 있는 명품의 원단()이 됩니다. 진정한 혁신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던 일을 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드는 무두질'**입니다.




4. 행정이라는 가죽을 다듬어 '순천만'이라는 명품을 디자인하다


이러한 행정의 '무두질'이 대외적으로 의미 있게 평가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2017년 발행된 <디자인 이노베이션 노트>에서는 전 세계 디자인 혁신가 9명을 선정했는데, 감사하게도 공직자인 저의 이름이 그 명단에 포함되었습니다.

디자인 이노베이션 노트 표지

이책의 공저자들이 주목한 것은 화려한 시각적 디자인이 아니었습니다. 행정이라는 투박한 가죽을 '생태'와 '정원'이라는 가치로 정성껏 무두질하여 도시의 미래를 재구성한 과정을 높이 평가한 것입니다. 결국, 행정가가 도시의 삶을 설계하는 가장 거대한 '디자이너'임을 인정한 셈입니다.


여러분이 오늘 책상 위에서 하는 그 무두질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감동이 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진정한 혁신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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