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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 Mar 05. 2024

10만 원이라도 감사합니다

더럽고 치사하지만 

 전 세입자와의 실랑이가 오늘에서야 끝이 났다. 어찌 보면 잠수 타지 않은 것에, 욕하지 않은 것에, 10만 원이라도 주신 것에 감사하다. 정말 오랜만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화가 났지만, 누굴 탓할 수도 없는 일이기에, 내 잘못이다 생각하고 저 오렌지처럼 웃어보려 한다.



마음 단단해지기 

 부동산 1호기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전 세입자가 나갈 시점, 전 세입자가 깨 놓은 바닥 걸레받이(몰딩) 수리 문제 가지고 2주 동안 실랑이 아닌 실랑이를 벌였다. 원래는 전 세입자가 교체해 놓고 나가야 했으나, 중간에 의사소통 문제로 교체가 아닌 임시방편용 수리만 되어있는 상태였다. 나는 그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이삿날 보증금을 모두 빼주었다.


 뒤늦게 잘못된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돈거래는 다 끝난 상항. 어찌 되었든 원인 제공은 전세입자이니, 바로 전화했다. 그러나 이미 버스는 떠났다. 돈 다 받은 전 세입자는 어이없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본인이 저질렀던 일이니, 잠수는 타지 않았다. 그렇게 잔금 치른 날, 기분이 좋기는커녕 억울함으로 눈물만 쏟았었다.


 그리고 2주 동안, 수리 업체를 알아보고 견적서를 받았다. 드디어 오늘 이 일은 마무리지어졌다. 수리비의 100%는 아니더라도, 반은 낼 줄 알았더니 삼분의 일만 내겠다는... 거기다 내가 알아본 업체의 수리비가 비싸다 느꼈던지 바로 다른 업체에서 받은 견적서를 내밀었다. 결국 깎이고 깎여 10만 원에 합의 봤다. 흠, 그래. 10만 원이 어디냐. 어찌 보면 잠수 타지 않은 것에, 욕하지 않은 것에, 10만 원이라도 주신 것에 감사하다.


 이번 일은 내가 조금 더 주의했더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 더 이상 억울해하지도, 생각하지도 말자. 다만, 다음에는 조금 더 꼼꼼히, 내 것이니깐 조금 더 세밀하게 살펴볼 것. 네가 벌인 일에 대해서는 온전히 네가 책임질 것. 무엇보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많을 텐데 마음 단단히 먹고살 것.




오렌지 사진 보내 준 남편에게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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