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원점으로
주말 동안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작년과 올해, 가장 큰 목표 중 하나가 창업이었다. 그러나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 어떤 컨셉으로 어떤 품목을 팔 것인지, 고객은 누군지조차 명확히 정하지 못한 이 상황에서 빵집 창업을 하는 게 맞는지. 결론은... 창업 준비를 뒤로 미루기로 했다.
작년과 올해, 나름 창업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그 '나름대로'가 독이 되었다. 폐업 자영업자가 100만 명 육박하는 시대에 내가 뭐라고 나름 준비해서 문을 열겠다는 게 말이 되나? 어떤 컨셉으로 어떤 품목을 팔 것인지, 고객은 누군지조차 명확히 정의 내리지도 못하면서 창업을 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남편과 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았다. 단지 사장이 되고 싶어 창업을 하는 건지, 1인 빵집을 차려 육체적으로 버틸 자신은 있는지, 만약 임신을 하게 된다면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는데 그땐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여러 생각들을 해보았다. 물론 너무 앞서나간 걱정과 고민일 수 있다.
그러나 한두 푼 들어가는 일이 아닌 몇 천만 원이 들어가고 우리의 생계가 달린 창업인데 앞서 나가는 걱정과 고민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 결론으로 창업을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그럼 '아싸! 이제 오픈이라는 목표가 없다! 놀자!'가 되느냐? No, 어찌 보면 연애 때부터 계획했던 목표가 사라진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다시 머리 싸매고 생각해야만 한다.
우리는 생각이 많은 인간들이다. 자산을 쌓고, 건강을 챙기고, 삶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는 것은 내 평생을 갈아 넣을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을 찾고 싶은 사람들이기에 다시 생각을 해보고 있다.
적어도 나는 이 빵을 놓고 싶지 않다. 당장 창업을 못하더라도 빵을 내 삶에 계속 두고 싶다. 그렇기에 계속 만들 계획이다. 훗날 내 빵을 당당히 팔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계속 빵순이, 빵쟁이가 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