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려다니지 않고 주장할 수 있는 능력

부동산 투자는 언제쯤 쉬워지려나

by 또또

가끔 드라마에 나오는 커리어우먼을 생각한다. 평소에는 상냥하지만 자신의 확고한 생각이나 신념을 건드리는 일에 있어서는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는 뭐 그런 모습? 서른이나 먹었지만 아직 나는 이런 여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서 내 입장을 이야기하는 게 맞나? 아니, 명확한 내 주장이라는 게 있나?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아직 상황판단능력조차 없는 미약한 서른이다.



끌려다니지 않고 주장할 수 있는 능력

다음 주면 부동산 전세계약이 있는 날이다. 3년 전 투자했던 아파트, 기존에 살고 있던 세입자가 사정이 있어 나가게 되었고 1년 만에 다른 세입자를 구하게 되었다. 중간에 나가는 세입자만 벌써 두 번째다. 우리 집 괜찮은데... 다들 무슨 사정이 있어 1년만 사시고 나가시는지...


어쨌든, 저번 세입자 나갈 때 약간의 다툼이 있어 이번에는 무난하게 진행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난번 세입자는 본인이 망가뜨린 걸레받이를 제대로 수리하고 나가지 않아 문제가 있었다. 물론 나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넘어갔었기에 잘못이 있었다. 당시, 걸레받이라는 것이 뭐였는지 조차 몰랐었고, 누구에게 책임소재가 있으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렇게 약간의 실랑이 끝에 나의 자금이 얼마 들어갔다.


단순히 몇 십만 원이 들어간 것에 화가 난 게 아니라 이런 사소한 일을 이런 식으로 밖에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한 나 자신에게 화가 났었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실수하지 않으리라! 끌려다니지 않으리라! 제대로 알고 대응하리라 다짐했겄만... 이번에도 나는 또다시 무지했다.


새로운 세입자는 다행히도 금방 구해졌다. 그리고 소소한 서비스를 요청했다. 전등교체! 전 세입자는 교체하지 않고 잘 살고 있었는데 새로운 분들에게는 많이 어두웠나 보다. (거리가 있어서 전화로 밖에 소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 뭐, 전등 얼마나 한다고 해주자는 마음으로 '네, 해드릴게요'라고 대답했다.


전등교체는 화장실 1개, 방 2개라고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다음 주면 잔금을 치르는 이 상황에서 갑자기 화장실 1개, 방 3개, 거실까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소장님, 저번에는 분명 총 3개라고 들었는데요?'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소장님은 아니에요. 거실까지 해서 전부 다예요. 엥?!


전화로만 주고받았던 약속. 그것이 문제였나? 난 분명 총 3개로 들었다. 나의 기억조차 의심이 가 또 그냥 대답했다. '아, 네. 그럼 그렇게 할게요.' 이런 멍청이가 다 있나. 왜 텍스트도 안 남기고, 내 기억조차 의심을 하며, '네'라는 대답밖에 못하냐 이 말이다.


그리고 남편은 이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거 전등에 무슨 문제 있어서 교체하는 건 줄 알았어. 단순히 어두워서 교체하는 거라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그걸 우리가 꼭 해줘야 하는 건 아니야.' 허허. 그렇다. 난 왜 당연히 내가 해줘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지.


거리도 거리고, 현재 전등이 얼마나 어두우며, 전등은 어떻게 생겨먹었고, 언제 어디서 뭘 사야 하는지 조차 생각도 안 해봤다. 그냥 잔금 다가올 때 생각해야지 했다. 나란 사람은 왜 지꾸 실수를 반복 하는가... 일단 해주기로 했으니, 번복할 수는 없고, 이왕 하는 거 하는 거지만 언제 가서 어떻게 교체할 것인지가 난감했다.


새로운 세입자가 전등 교체를 요청했을 때, 전등 몇 개를 교체해야 하는지, 언제 해야 하는지, 뭘로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좀 생각해 둘 걸 하고 또 후회하고 있다. 아니, 애초에 이걸 원래 임대인이 해줘야 하는지 이게 맞는지 고민이라도 해보고 대답할 걸 하고 또 후회한다.


가끔 드라마에 나오는 커리어우먼을 생각한다. 평소에는 상냥하지만 자신의 확고한 생각이나 신념을 건드리는 일에 있어서는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는 뭐 그런 모습? 서른이나 먹었지만 아직 나는 이런 여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서 내 입장을 이야기하는 게 맞나? 아니, 명확한 내 주장이라는 게 있나?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아직 상황판단능력조차 없는 미약한 서른이다.


그렇게 이번에도 난 실수를 한다. 아마 다음번에도 명확한 나의 주장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 같다. 그럼 적어도 '네'라고 바로 대답하지 말고 '아, 고민해 보고 다시 연락드릴게요'라고 대답하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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