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든 5가지 수제버터
당신은 버터를 좋아하나요?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나요? 자신만의 버터를 직접 만들어 본 적 있으신가요? 여유 있는 주말 오후에 잘 구운 바게트에 버터를 발라먹는 순간을 좋아한다. 이 순간을 최고로 기분 좋게 보내고 싶기에 내 취향에 딱 맞는 버터를 직접 만들어보았다. 온전한 나만의 버터를 만들 때까지 실험은 계속된다.
버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빵 취향이 바뀌기 시작한 때부터이다. 20대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달달한 크림빵, 초코빵 같은 자극적인 종류의 빵들을 좋아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빵 취향이 바뀌었다. 시큼한 맛이 매력인 사워도우나 샌드위치 해 먹기 좋은 치아바타, 고소한 호밀이나 곡물빵이 좋아졌다.
달달구리한 간식류 빵에서 담백한 식사빵을 선호하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기에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스프레드에 관심이 갔다. 처음부터 버터를 발라먹진 않았다. 김치 없이 밥 못 먹는 토종 한국인으로서 느끼함이 기본값인 버터는 어려웠다. 그러나 우연히 유명한 플레이버 버터를 빵에 발라먹게 되었고, 그 후로는 플레이버 버터를 직접 만들어 먹을 정도로 버터와 가까워졌다. 지금은 무염버터를 직접 만들어 보며 나의 버터 취향을 찾아가고 있다.
버터는 생크림만 있으면 집에서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대신 어떤 생크림을 쓰느냐에 따라 버터의 맛이 달라진다. 생크림 브랜드별로 묵직한 정도가 다르고, 기름기가 입 안에서 머무는 정도가 다르며, 색에도 차이가 있다. 최근에 만든 수제 버터 5가지는 서울에서 배웠던 무염부터 클래스에서 추천해 준 생크림과 클래스 101에서 추천해 준 생크림들을 가지고 만들어 봤다.
국내산으로는 서울우유 생크림을, 외국산으로는 프레지덩, 레스큐어, 엘르앤비르, 칸디아고메크림을 사용했다. (다 만드는 데 약 6시간 정도가 걸렸다. 큰맘 먹고 만들어야 한다...) 서울우유로 만든 버터는 예상하겠지만 담백 그 자체이다. 조금 안 좋게 말하면 '무' 맛이다. 칸디아 고메크림은 굉장히 묵직했다. 가장 무겁게 느껴진 크림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버터는 엘르앤비르 엑설런스로 만든 버터이다. 살짝 두께감은 있지만 무거움은 없고 부드럽고 매끈한 질감이었다. '고급크림'이라는 느낌이 가장 명확했다. 물론 맛이라는 것이 주관적인 것이기에 나와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과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조화롭고 고급스러운 버터 풍미를 가진 엘르앤비르가 가장 맛있었다.
5가지 생크림으로 버터를 각각 만들다 보니 주말 하루를 통으로 썼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의미가 있었다. ' 이 생크림은 이런 맛이 나는구나. 생크림 자체는 묵직한데 막상 버터로 만드니 담백하구나.' 등 직접 해봐야 아는 것들이 주는 깨달음은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무엇보다 나만의 버터 취향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다음에는 여러 생크림을 믹싱해 또 다른 맛의 버터를 찾아볼 것이다. 온전한 나만의 버터를 만들 때까지 실험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