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 처음이라 그래
감자스콘이라고 들어는 봤나! 그것은 3개월 차 아기 제빵사가 처음으로 만든 빵이다(비록 유튜브 레시피를 참고하였지만). 정확히는 '못난이' 감자스콘!
제빵사가 된 지 3개월. 오븐의 열기, 밀가루의 촉감, 오랫동안 서있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내가 맡은 오븐 파트는 혼자서도 감당할 수 있을 정도까지 숙달되었다. 발효점과 굽기 완료점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눈을 어느 정도 길렀다. 이런 자신감 때문이었을까? 스콘 정도는 가볍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다니는 빵집은 참 좋은 곳이다. 일이 빨리 마무리되는 날에는 남아서 만들어 보고 싶은 빵을 만들어 볼 수 있게 허락해 준다. 지금 살고 있는 원룸은 너무 좁아 자그마한 오븐 하나 놓을 수 없어 빵은커녕 쿠키 하나 만들어 볼 수 없다. 때문에 빵집의 이런 배려는 가장 큰 복지이다. 금주는 일찍 끝나는 날이 많았고, 뭐 하나 만들어 보고 싶은 욕구가 넘쳐흘렀다(이때까지만 해도 뭐든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주 목요일, 남아서 빵을 만들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무슨 빵을 만들지 이틀을 고민했다. 집에 있는 제빵 책과 유튜브를 보며 간단히 만들어 볼만한 빵을 선택했다. 바로 스콘! 그냥 스콘이 아닌 감자 스콘을 만들기로 했다. 스콘을 선택한 이유는 쿠키는 너무 쉽고, 빵은 아직 너무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감자' 스콘은 순전히 나의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무엇보다 어떻게 만들어도 맛이 없을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너무 건방진 생각...).
목요일 저녁, 일을 마쳤지만 다시 밀가루를 잡았다. 나만의 스콘을 위해서. 감자를 삶고, 베이컨을 굽고, 밀가루와 설탕, 버터 등을 섞었다. 유튜브 5분짜리 과정이었지만, 재료준비부터 혼자 하려니 막상 간단하지만은 않았다. 1시간이 지났고, 동그랗게 성형한 반죽들을 구울 준비가 다 되었다. 컨백션 오븐에 190도 20분. 어떻게 나올지 잔뜩 기대를 하고 오븐 속으로 집어넣었다.
20분 뒤 스콘이 나왔다. 이게 무엇인가!? 유튜브 속 감자스콘은 어디 가고 덕지덕지 생긴 못난이가 나타났는가! 그래. 모양은 그렇다 치더라도 맛은? 이것은 감자스콘인가 치즈스콘인가? 감자 맛이 치즈에 덮였다. 더욱이 골고루 섞이지 않아서 어디는 짜고 어디는 싱거웠다.
나의 첫 작품은 실패했다. 자신감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괜찮다. 처음이니까. 그리고 문제점을 발견했으니까. 감자는 조금 더 많이, 치즈는 조금만, 반죽 골고루 섞고, 레몬즙 첨가하기, 둥글리기 예쁘게 하기. 다음에 이 문제들을 보완해 더 잘 만들면 그만이다. 일단 시작해 보았으니 이번에는 그걸로 되었다. 처음이니까 괜찮다.
'시작이 반이라' 하였다. 내 건물에서 빵집 차리는 그날까지 빵 만들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