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바쁜 행사 날 바케트를 태웠습니다
바케트는 로터리(오븐)에서 230도로 스팀 쏘고, 180도로 낮춘 후 약 25분 정도 굽는다. 타이머가 울리고 바케트를 꺼내려는 순간, 오븐 문을 열 수가 없었다. 온도를 낮추지 않고 230도로 그대로 구워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그것도 가장 바쁜 행사 당일 날.
의도치 않게 새까만 먹물 바케트를 만들어 버렸다.
지금 다니고 있는 빵집은 1년에 행사가 여러 번 있다. 5월 18일은 가장 먼저 진행되는 반값 할인 행사 날이다. 무엇보다 내가 처음으로 겪는 행사이기도 하다. 행사 한 달 전부터 힘들 각오를 하고 있으라는 선배의 말에 어느 정도는 마음을 먹고 있었으나, 이렇게 힘들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행사 날은 5월 18일 목요일. 정확히 그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야~~~근을 했다. 아침 7시 반 출근 밤 23시 퇴근. 월요일에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23시 30분이었다. 그다음 날도, 다다음 날도 23시를 넘겨 집에 도착했다. 3일 연속 16시간 넘게 육체노동을 하니 체력이란 체력은 다 바닥이 났다. 육체적 고됨으로 정신까지 멍해져 버렸다.
그리고 나는 행사 당일 날에 그나마 쥐고 있던 정신줄을 완전히 놔버렸다. 멍한 정신 상태로 일하던 중 아~~~주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하필 절대 절대 절대 태워서는 안 되는 빵 중 하나인 바케트를 새까맣게 만들어 버리고 만 것이다. 230도에서 스팀 쏘고, 바로 180도로 온도 낮추기! 온도를 낮춰야 하는데, 그래야 했는데 새까맣게 까먹고, 바케트를 새까맣게 만들어 버렸다.
다행히 선배님과 과장님, 실장님은 내가 저지른 실수를 웃어넘겨 주셨다. 행사 날 먹을 수 없는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좋아(?)해 주셨다. 너무 딱딱해서 바사삭 부서져버리는 '먹물 바케트'. 우연히 만든 신제품인 '먹물 바케트'. 그렇게 나는 가장 바쁜 행사 날 먹을 수 없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너도 나도 내가 만든 먹물 바케트를 좋아해 사진까지 찍어줬다.
"하하, 나도 사진 한 장 남겨야지...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