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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 Sep 13. 2023

5km/h 같은 속도, 다른 느낌

단지 처음만 어려울 뿐

 최근 인터벌 달리기를 시작했다. 시작은 5km/h로 살짝 빨리 달려야 한다. 5, 6, 7, 8, 9km/h... 숨 가쁘게 뛴 후 5km/h의 속도로 마무리해 준다. 마지막 단계의 5km/h는 그저 거뜬하다. 같은 속도이나 처음과 끝의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5km/h의 법칙(저자가 지어낸 아무 말) 달리기에만 적용되겠는가? 뭐든 처음이 버겁지 한 단계 한 단계 벽을 부숴나가면 처음의 일은 별개 아니게 된다. 이런 게 임계점을 넘는다는 것인가?



5km/h의 법칙

 평소 유산소 운동을 할 때, 러닝머신 경사 5, 속도 3으로 놓고 30분간 걷는다. 경사가 있어 끝나고 나면 숨이 가쁘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났고, 몸이 이 운동에 적응한 듯했다. 운동이 힘들어야 하는데,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머리와 몸은 이미 알고 있었다. 편한 쪽으로 가려고 하는 본능에 지배당했다.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쓰는 것 같았다. 다른 자극이 필요했다. 대안은 인터벌 트레이닝(강한 강도와 약한 강도를 교대로 수행하는 고강도의 운동)! 러닝머신을 탈 때, 인터벌 러닝 영상을 틀어놓고 뛰었다. 처음 시작은 4, 5, 6km/h 각 1분으로 시작했다. 이후 7km/h로 2분, 다시 6km/h로 1분 휴식을 3세트 반복하고, 8, 9로 속도로 속도가 올라갔다.


 러닝머신에서 뛰어 본 게 몇 년 만인가? 사실 5km/h로 워밍업 할 때, 포기할까 생각했다. 키가 작아 5km/h도 빠른 걸음으로 걸어야 했기에, 조금은 버거웠다. 이 다리로 8, 9의 속도를 버틸 수 있을까? 9를 사람이 달릴 수 있는 속도인가?라는 의문과 두려움이 생겼지만, 마음을 바로잡고 그냥 Just Do It 했다.


 그렇게 죽을 것 같은 30분이 끝나갔고, 처음의 속도인 5km/h로 마무리를 해주었다. 살 것 같았다. 이제 5의 속도는 거뜬했다. 아니, 가벼웠다. 분명 같은 속도이나 30분 전과 후의 체감상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우리는 모두 처음을 두려워한다. 그 시작의 무게감에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그냥 밀고 나가면 어떻게든 하게 되어 있다. 하고 나면, 다음 단계들을 뚫고 지나가면 맨 처음의 무게는 500g짜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기에 달려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달리러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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