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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 Sep 18. 2023

반죽 2일 차입니다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OO아(나), 버터랑 소금, 설탕 먼저 볼에 넣고 1단으로 풀어준 다음에 가루 넣고 돌려~"라는 선배의 말. 분명 들었는데, 버터, 소금, 설탕, 가루재료를 한꺼번에 볼에 넣어버렸다. 그리고 날아오는 선배의 한 마디. "OO아! 버터 먼저 풀어준 다음에 가루 넣으라 했잖아!!" 반죽 2일 차에 대형사고를 쳐버렸다.



배움이란 욕먹는 과정이다

 주말에 남자친구와 룰루랄라 잘 놀고 직장인스럽게 월요일 출근을 했다. 분명 6시에 눈을 떠 7시까지 조기 출근하려 했건만, 그대로 40분 더 자버렸다. 어쩔 수 없이 7시 30분까지 정상 출근을 했다. 조기 출근하려 했던 이유는 오늘이 반죽 2일 차이기 때문이다. 사전 준비며, 계량이며, 아직은 많이 서툴기에 조금 일찍 나가 준비를 하려 했었다. 비록 '하려 했었다'로 끝나 버렸지만...


 정상 출근을 한 것뿐인데, 욕을 먹었다. 장난인 듯 장난 아닌 선배의 말장난. "나 때는 반죽 배울 때, 6시 반에 나와서 했는데...", "나 때는 반죽 볼 전부 혼자 씻었는데...", "나 때는... 라테는..." 처음에는 장난으로 받아 주었지만, 슬슬 짜증이 올라왔다. but 어쩌겠는가? 이것이 배우는 사람의 위치인 것을...


 그래도 항상 잘 챙겨주고, 적극적으로 알려주려고 하는 선배이기에 기분 좋게 넘어갔다. 그렇게 욕인 듯 욕 아닌 말을 들어가며 잘(?) 하고 있던 중, 대형사고를 쳐버렸다. 동물쿠키(왜 동물쿠키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믹싱 순서를 엉터리로 해버렸다.


 분명 선배가 말했었는데, 분명 버터부터 녹이라고 말했는데... "OO아(나), 버터랑 소금, 설탕 먼저 볼에 넣고 1단으로 풀어준 다음에 가루 넣고 돌려~"라는 선배의 말. 분명 들었는데, 버터, 소금, 설탕, 가루재료를 한꺼번에 볼에 넣어버렸다. 그리고 날아오는 선배의 한 마디. "OO아! 버터 먼저 풀어준 다음에 가루 넣으라 했잖아!!" 그렇게 나는 반죽 2일 차에 대형사고를 쳐버렸다.


  다행히도 부장님이 중간에 수습해 주셔서 반죽을 살릴 수 있었다. 반죽은 정말 실수하면 큰 일 나는 공정이다. 모든 재료를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반죽 2일 차라고는 하지만 너무 죄송스러웠다. 풀이 죽어있는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동료들. 그렇게 나는 격려와 위로, 박수와 욕을 들어가며 반죽 2일 차를 마무리했다.


 뭐든 처음은 어려운 법. but 처음이라고 한 번 봐달라고 하는 자세는 "no!" 어렵다고 대신 누가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no"이다. 나는 다짐했다. 금주 내로 반죽을 마스터하겠다고! (눈치와 욕을 하루라도 덜...)




그리고 내일은 정말 6시에 눈을 떠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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