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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 Oct 19. 2023

라떼는 안그랬는데...

빵집에서 일할 사람 없나요?

 몇 달째 제빵사를 모집 중이다(비록 난 일개 직원임). 구해진다 해도 4, 5일 일하고 그만두기 일쑤. 최근에 뽑은 남자애 한 명도 4일 일했나? 오늘 그만두겠다고 선포했다. 왜 그럴까? 일 해보겠다고 면접까지 다 봐놓고서 한 달도 안 해보고 왜 그만두는 걸까? (라떼는 안 그랬는데...) 미래 빵집 사장으로서 훗날 사람 구하는 데 애 좀 먹을 듯싶다.



손해 보고 일한다는 것

 우리 빵집(정확히는 내가 일하는 빵집)은 몇 달째 인력난에 처해있다. 위치상 고립된 지역에 있기도 하거니와 일이 워낙 힘들다는 소문이 퍼져있어 그런지 사람이 구해지지 않는다. 9개월간 일하면서 면접보고 안온사람, 잠깐 발만 담그고 나간 사람들만 8명은 될 것이다. 나도 나이가 먹었나? 요즘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간다.


 나는 이 빵집에 들어오기 위해 연고도 없는 지역에 이사를 왔다. 첫날 주어진 일은 철판 닦기. 내 키만큼이나 쌓여있는 철판들을 거의 매일 닦았다. 화상은 기본이고,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의 여름날을 오븐 앞에서 견뎌냈다.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을 받으면서 말이다.


 돈으로만 따지고 본다면, 누가 봐도 손해이다. 나도 안다. 돈 적으로만 생각한다면 당장 나가야 한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버티고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나의 목표 때문이다. 내년에 나만의 빵집을 차리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견디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들어오는 아이들은 본인만의 목표가 없는 걸까? 단지 돈만 벌기 위해서 온 것일까? 아님 목표가 있음에도 힘들다는 이유로 그만두는 것일까? 목표가 없는 것을 안타까워해야 할까? 아니면 목표가 있으나 힘듦을 견뎌내지 못하는 의지력을 안타까워해야 할까? 그 무엇이 되었든 이러한 점이 '요즘 세상이 더 성공하기 쉽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증이 아닐까?




어쨌거나 더 추워지기 전에 사람 1명이라도 구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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