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의 의미
인테리어 가구팀에서 전화가 왔다. "23일 가구 시공 일정이라 오늘 실측해야 하는데, 현장에 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다행히 빵집 일이 일찍 끝나 갈 수 있었다. 5시에 출발해 7시쯤 도착. 아무것도 없고 아직은 낯선 이곳은 바로 우리 집이다.
지난 10월 24일, 신혼집을 계약했다. 남자친구 이름으로 미혼 디딤돌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했다. 신혼부부 대출을 받고 싶었으나, 내 이름으로 된 투자용 집이 있어 다른 대출을 이용했다. 그렇다. 나에게는 이미 자그마한 집 한 채가 있다.
신혼집은 남자친구 명의이나, 이번이 두 번째 집 계약이다. 첫 번째는 나 혼자 저지른 갭투자 부동산, 이번에는 미래의 남편과 같이 살 실거주용 부동산. 두 집 모두 소중한 나의 집이다. 그런데 우리 신혼집에는 왜 이리 욕심이 나는지... 나도 이런 욕심(?)이라는 게 있는 사람이구나.
신혼집을 구할 때, 같은 단지 내 여러 동의 집을 보았다. 몰랐는데, 내가 확 트인 뷰를 좋아하더라. 몰랐는데, 내가 엘리베이터 이쁜 걸 좋아하더라. 좀 비싸더라도 더 살고 싶은 집을 고르게 되더라. 공사할 때도, 하고 싶은 것들이 왜 이리 많은지. 진짜 내 집이 생기니 고치고 싶어지는 게 많아지더라. '내 것'이 생기면 나라는 사람도 그렇게 되나 보다.
오늘 다녀온 신혼집은 아직 휑하다. 철거 흔적만이 있을 뿐. 일주일 뒤쯤에나 새로운 장소로 변해있을 듯 싶다. 그리고 내년쯤에나 가구들이 들어오겠지? 그렇게 점차 이곳은 진짜 '우리 집'이 되겠지.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을 우리 집을 기대하며...
단, 가구도 너무 욕심부리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