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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또 Jan 10. 2024

'마약빵'으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빵집의 방향성

 일명 마약빵이라 불리는 통옥수수빵을 파는 대구 삼송빵집에 들렀다. 저녁 겸 하나, 아니 두 개를 샀다. 시그니처 메뉴인 통옥수수빵 하나와 쫀득한 식감의 크림치즈 찰떡빵 하나. 분명 찰떡빵은 3분의 1만 먹으려 했겄만... (또 다 먹어버렸다.)  



편안하게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그런 빵

 휴무날이지만 눈은 똑같이 떠진다. 새벽 6시 30분, 더 자고 싶기는 하지만 자기는 아까워 몸을 일으켰다. 귀하디 귀한 휴무날, 제대로 방콕 했다. 다른 동료들은 시간이 아까워 휴무날 무조건 밖에 나간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시간이 아까워 휴무날 방콕을 한다.


 정말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쉬는 날 루틴은 정해져 있다. 오전에 헬스장을 다녀온 뒤, 집. 아니면 집에서 논 뒤, 저녁에 헬스장을 간다(오늘은 후자). 사람들은 집에서 도대체 뭐 하냐고 묻는다. 그럼 나는 이렇게 말한다. '할 게 진짜 많다고'


 오늘 하루도 정말 알찼다. 맑은 정신에 독서를 한 후, 유튜브로 베이커리 창업 관련 강의를 들었다. 중간중간 미뤄두었던 사소한 일들도 처리했다. 무엇보다 나의 빵집에 대한 방향성을 깊게 고민했다. 빵집은 빵집인데, 어떤 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창업을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요즘 들어 고민되는 부분, 인력 문제와 시스템. 대부분의 개인 빵집들은 인력난이 가장 문제일 듯 싶다. 내가 다니는 빵집도 사람이 거쳐갔는지 모른다. 다른 문제는 시스템. 몸뚱이로 평생을 제빵사로 살아갈 자신이 없다. 속된 말로 직업은 막노동이다(이 저질 체력으로 10년 일하면 어디 하나 고장 날 듯 싶다).


 이런 고민을 하다 인력 문제와 시스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삼송빵집'이 생각났다. (주)삼송비엔씨는 종합베이커리가 아닌 최소한의 메뉴로 해외까지 진출한 중소기업 빵집 중 하나다. 역사가 깊은 만큼 이미 시스템화되어 직원 복리후생까지 체계가 잘 잡혀있는 빵집, 아니 기업이다. 삼송빵집 대표를 인터뷰한 영상과 기사를 보며, 이 빵집의 운영 철학과 노하우를 알 수 있었다. 누구나 좋아하는 '옥수수'를 매개체로 한 시그니처 빵 개발, 메뉴 최소화 전략, 우수한 직원 복지로 지속가능한 경영 실현 등.


 삼송빵집에 대한 블로그 후기를 보니, 삼송의 빵을 가성비 좋고 언제나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빵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 삼송빵집은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편안하게 들어가 먹을 수 있는 빵집이다. 또, 언제 어디서 먹더라도 부담스럽지 않은 그런 빵이다. 나도 이런 빵을 만들 있지 않을까? 전국, 아니 해외에서도 팔릴 있는 그런 빵. 누구나 손쉽게 배워 만들 있는 그런 빵. 언제나 편안하게 먹을 있는 그런 빵을. 



오늘은 창업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다. 고로 이 허기진 배를 '마약빵(통옥수수빵)'으로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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