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을 것들을 배웠네요
2023년 1월 25일, 대구라는 낯선 땅에 정착했다. 결혼 때문에? 이직 때문에? NO! 오직 빵집에 취직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면접 보는 날, 오븐 파트라 여자는 좀 그렇다는 부장님 말에, "아닙니다. 할 수 있습니다"라고 당차게 이야기했던 나. 경험이라고는 빵 먹는 경험 밖에 없었던 나. 패기 하나로 빵집 근처에 이사부터 했던 나. 어느덧 입사한 지 1년이 되었다. 오늘이 바로 그날.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고, 많은 것들이 변했다.
오늘은 1월 25일, 빵집에 입사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1주년이라고 해봤자 뭐, 특별할 건 없다. 어제와 똑같이 밀가루 계량하는 일부터 시작되는 하루이다. 똑같은 일상이지만 1년 전과 1년 후인 오늘을 비교하면 똑같지만은 않다. 정말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1년 전, 빵 관련 자격증도 경험도 없었던 내가 빵집에 입사했다. 오븐 파트를 맡았고, 철판부터 닦기 시작했다. 오븐 열기 속에 있다 보니 화상을 입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 여름날, 살면서 겪었던 더위 중 가장 무더운 더위를 이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또, 유튜브로 틈틈이 공부해 제빵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다 보니, 빵을 만질 수 있는 날이, 펀칭을 줄 수 있는 날이, 소스를 만들어 볼 수 있는 날이 찾아왔다. 그리고 어느덧 빵의 시작인 반죽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이제는 후배까지 생기게 되었고, 내가 배웠던 것들을 가르쳐 주게 되었다.
똑같은 것 같지만, 똑같지 않았던 매일. 그 나날들이 쌓여 오늘, 1주년을 맞이했다. 지금은 오븐, 반죽, 성형 모든(?) 것들을 할 줄 알게 되었다. 아마, 내일도 내일모레도 나도 모르게 조금씩 조금씩 더 알아가겠지. 그리고 2025년 1월 25일, 한 단계 성장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겠지.
부디 1년 뒤, 지금의 이 뿌듯한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