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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좀 달려본 남자 Jul 24. 2024

자동차 엔지니어(3)

중국 연태연구소

중국 현지연구원에게 준 선물

 

중국의 도시 연태에 2016년 현대자동차 주행시험장과 연구소가 생겨 나면서 중국시장에 맞는 차량개발이 본격적 시작되었다. 한국에 있는 남양연구소가 메인본부가 되고 해외있는 시험장은 현지에 특화된 사양을 개발하고, 현지공장의 품질을 확인하는 업무분장이 되어서 남양 엔지니어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중국 각지에서 대학을 졸업한 신입엔지니어들이 입사하여 일을 배워서 현대자동차 개발업무에 익숙해질 2년쯤 지나서 중국 폭스바겐에서 연태 인근에 자동차연구소를 세우면서 우리 연구소 인원들을 더 높은 임금으로 빼내가기 시작하였다. 

임금이 중요하지만 좀더 장기적인 미래를 보면서 좀더 배울 수 있고,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쉽게 떠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에 있는 메인인 남양연구소에서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 중요했다. 꼭 이런이유는 아니었지만 나는 시험담당 중역으로 중국출장 갈 때마다 자동차 주행시험장 관련 중국 현엔지니어에게 좀더 친밀하게 다가 가고자 한국선물을 개인적으로 준비해서 갔는데 매번 실패를 하였다.


첫번째 출장갈 때, 그 당시 전 세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Seoul' 글짜가 새겨진 '스타벅스 텀블러'를 선물을 10개 정도 준비해 갔다. 스타벅스 한 군데에서 보유한 숫자가 한정이 되어있어 무려 3군데를 돌아 다니면서 발품을 팔아 연구원 숫자만큼 마련하였고, 텀블러 주머니까지 있는 고급스러운 것으로 구매하여 선물준비를 마쳤다. 부피가 제법 있고 똑 같은 10개 이상 있으니까 중국입국시 세관에서 무엇인지를 물어보면서 하나하나 열어보는 해프닝을 겪으면서 어렵게 통관하였다.

그런데 막상 선물을 나눠주고 나니 좋아할 줄 알고 은근히 '고맙다'는 말도 기대했었는데 중국엔지니어의 반응이 시큰둥 하였다. 중국은 군대를 가지 않아서 대학까지 열심히 공부만 하다 바로 취직한 친구들이라서 중국엔지니어 중에 아무도 스타벅스 가본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그 이름 조차 모르니까 그냥 “예쁜 플라스틱컵 하나 주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으흑! 완전실패!

(네이버블로그- 스타벅스텀블러-Soeoul)

두번째 갈 때는 지난번 실패를 거울삼아 중국에 있는 엔지니어들이 같은 또래인 딸에게 선물에 대한 조언을 구했는데, 그 당시 젊은이들이 사이에 귀여운 '카카오캐릭터'가 새겨진 팬시용품이 최근에 가장 인기라고 하였다. 

매장이 별로없어 일부러 분당 현대백화점까지 찾아가서 귀여운 '카카오캐릭터'가 새겨진 머그컵을 사서 하나하나 포장하여 중국출장 선물로 가져 갔었는데 첫번째 선물과 거의 비슷하게 중국 엔지니어의 반응이 시큰둥 하였다. 

아이고! 중국에서는 SNS앱으로 '카카오톡' 못쓰게 되있고 대신에 '위쳇'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카카오 캐릭터'들은 처음 보고 모른는 캐릭터들 이었던 것이다. 초등학교 학용품 받은 느낌이 들지는 않았을까?

(네이버 이미지 참조- 카카오캐릭터 머그컵)

세번째 출장때는 계속 선물선택에 실패한 경험으로 이번에는 네이버를 검색하여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선물' 을 치니 '마스크 팩' 이 가장 많이 나왔다. 올리브영에 가서 2만원짜리 팩 10개를 사서 가져갔는데...

결과는 어떻게 됬을까요?


중국에도 중국산 마스크 팩도 있지만 가짜가 많아 피부 트러블을 일으켜서, 한국산 마스크 팩이 인기가 많았고, 중국 엔지니어들이 군대를 가지 않으니까 대부분이 대학 마치고 취직을 한 상태라서 여자친구들을 결혼을 염두에 두고 사귀고 있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이것들을 여자친구들에게 주면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았기 때문에 선물을 받고 얼굴에 웃음이 활짝이었다. 그 다음 선물은? 역시 마스크팩로 무난하게!


이러한 노력 때문일까? 다행이 우리 주행시험장 부분은 1명을 제외하고 폭스바겐 연구소로 이직을 하지 않았고, 그동안의 이런저런 선물이 마음이 들진 않았겠지만 같이 일하고자 했던 마음이 통했던 것 같다. 

한국에서 제주도보다 가까운 곳이라 보통 1박2일의 짧은 출장일정임을 아니까, 내가 시간이 낼 수 있는 중국연구소 임원들과 공식적인 저녁식사가 마무리되는 저녁 8시까지, 한명도 퇴근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같이 맥주를 마시는 시간을 가지는 배려도 보여주었다. 이 친구들이 이제는 제법 중견엔지니어가 되어 중국연구소를 이끌어가고 있다. 감사 할 뿐이다


외국에 있는 친구들과 일 할 때는 선물 하나라도 잘 고려하고 준비하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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