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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좀 달려본 남자 Oct 02. 2024

내딸의 딸(5)

소아과 가기

1. 동네 소아과 가기

올해는 9월이 되어도 더위가 계속되어 열대아의 밤에 모두들 고생을 하였다.

내딸의 딸이 와 있는 우리집도 전기세가 평소에는 다른세대 평균이하였는데 1.7배로 껑충 뛴 것은 이 더위에 온도 관리때문에 에어컨을 거의 24시간 계속 켜논 덕택이다.


추석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내딸의 딸이 모기에 여러군데 물렸다. 빨갛게 부어오른 상태가 일주일 정도 가더니 추석을 이틀 앞두고 물집으로 발전하였다.

사진을 찍어서 외국에 출장가 있는 내딸에게 보내니 "걱정이되니 병원을 다녀왔으면"하였다.

추석전날이라 동네 소아과는 모두 닫았는데, 다행히 옆동네 소아과 하나가 추석전날인데도 여는 곳이 있었다. 병원에 가서 기다리다가 진료하는 줄 알았는데, 일단 병원에 가서 등록을 하고 '똑닥' 이라는 어플을 깔면, 어플에서 앞에 몇명이 기다리는지 나와서 집에서 순서가 되면 가는 시스템으로 앞에서 38번째 였다.

집에서 약 2시간 이상을 기다린 후 10명정도 남았을때 병원으로 출발하여, 도착하니 5명정도 남아있어 병원 안에서 기다리려고 차에서 내려 내딸의 딸을 안고 들어갔는데 이때부터 사단이 났다.


평소 그리 심하게 울지 않았던 내딸의 딸이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하였다. 소아과에 유아는 내딸의 딸 혼자였고 대부분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조용했던 병원이 울음소리로 가득찼다

아마 낮선 분위가 때문인지 너무 울어서 집사람은 병원에 기다리고 나는 내딸의 딸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 

더위는 기승을 부리고 등줄기에 땀이 주루륵 흐르는데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끗힐끗 우는 아이를 쳐다보면서 간다.

순서가 되었다고 집사람이 알려와서 우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들어갔지만 진찰내내 울음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진찰하는 동안 나는 밖에서 울음소리가 불안하여 자꾸 진찰실을 기웃기웃 하였다.

아마도 '수두'가 아닌가 해서 의사선생님의 진찰시간 시간이 조금 더 걸린 것 같다. 기웃거리다 진찰은 끝났고, 집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우는 아이를 안고 빨리 밖으로 나왔다.

병원밖 그늘로 가서 우는 내딸의 딸을 안아서 달래 주는데 '꺼이꺼이' 울음을 쉽사리 그치지 않았다.

안타까움이 땀과 함께 흘러내렸다.

한참을 다독거리니 다행히 잠을 자기 시작하였다. 집에 돌아와서 에어컨이 있는 시원한 거실누이고 자는 모습을 보니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아기들은 모기에 물리면 바로 '리도맥스' 연고를 발라주면 괜찮은데, 몇일동안 그대로 둬서 물집이 생겼는데 일단 물집이 생기면 자연적으로 말라버릴 때까지 그냥 두는 수밖에 없단다. 몇일 후 없어졌다.


2. 뒤늦은 난리

추석때 집에 온 내딸과 사위가 난리다.

모기장과 모기 전기채를 주문한다. 추석때 주문하면 휴무때문에 몇일 후에나 배달되는데...

신문지를 접어서 화장실, 방을 돌아다니며 모기가 잡느라 한바탕 전의를 불태웠다.


집안 어딘가 모기뿐 아니라 조그만 날파리도 보이던데 분명히 사는 곳이 있을거라서 그 곳을 찾아야 한다고 온식구가 집안을 수색하였다

사위는 베란다 쌀보관하는 곳에 쌀이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이 것 때문 쌀벌레가 살아서 돌아 다닌 것이라고 하였고, 아들은 화장실에서 모기를 발견하고 거기 원인이라고 하였다. 아내는 음식물쓰레기 두는 곳에 뚜껑을 닫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했다. 어찌되었던 덕분에 집안 대청소가 진행되었다.


청소후에 환기시키느라 문을 열어놓으니 모기가 한마리 들어오는게 보인다. 허무하다!

이후 모기장이 배달되기 전까지 2~3군데 더 물렸다.


유튜버 크리에이터인 내딸이 내딸의 딸이 모기 물린사실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러시아 독자들도 난리다. 모기를 잡아서 복수를 해야 한다는 글도 있고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댓글이 수십개다.

그냥 모기 몇방 물린 거야......!


추석이 지나고 몇일 후 예방접종을 한다고 소아과에 다시 간다고 하였다.

다행히 집에 내딸이 와 있어서 나는 도저히 그 우는 모습을 다시 볼 수가 없어서 못가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울지도 않고 잘 기다리다가 주사 맞을때만 잠시 울었다고 한다.  이럴 수가... 역시 엄마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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