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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의 딸 (6)

자기딸 자랑하기

by 좀 달려본 남자

내딸이 내딸의딸 자랑하기


오랫만에 집에와서 내딸의 딸과 3일 내내 같이 있던 내딸이 아이와 동그라미, 세모, 네모, 별을 누르면 불이 반짝이는 장남감 놀이를 하다가 "동그라미가 뭐야" 라고 물었다. 내딸의 딸이 그냥 팔을 휘적이다 동그라미에 우연히 부딪혔다. 동그라미 불이 반짝였다. 난리가 났다.

벌써 말을 알아 듣고 누른다고..

옆에 있던 사위가 한술 더 뜬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들을 알면서 일부러 이야기 안했던 것이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옆에서 보고 있으니 가관이다. 이제 갓 6개월 지난 애기가 뭐 알아서 하겠나?


내딸이 이야기 한다. "엄마엄마 이렇게 이쁜 아이는 처음이지!"

태어날 때부터 간호원들이 예쁘다고 했고, 데리고 나가면 우리아이만 쳐다본다나!

내딸이 내딸의 딸 이름으로 인스타그램에도 사진을 올린다. 독자들이 제법 생겼다. 유튜브에는 백일 행사를 올렸다.


사위는 내딸의 딸 앞에서 공약을 떠든다. "나는 너를 위해서 돈을 많이 벌어서 행복하게 살게하겠다. 그래서 지금부터 네이름으로 저축을 시작했다고.. "

아내는 걱정이다. 그것보다는 내딸이 어떻게 집이라도 청약을 해서 빨리 임대를 면해야 할텐데....


내 딸은 내딸의 딸을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돌로 데뷰 시켜야겠다고 했다.

아이돌은 지원하는 사람들 중 성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사위는 3개월때 옹아리 하는데 '아빠' 라고 했다는 것이다. 발음이 아빠가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아빠라고 우긴다. 그래! 맞다고 해줬다.


내눈에는 그냥 똥싸고 분유먹는 6개월 지난 내딸의 딸인데 엄마, 아빠 눈에는 연예인이고, 천재고, 모든 것을 다 잘하는 꿈동이다.

30여년전 아내가 내딸에게 하는 말과 비슷한 것 같다.

아마도 내딸도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중 하나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얼마전 고등학교 동창회에 가서 나도 모르게 내딸의 딸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하다가 아직 미혼인 자식을 둔 동창에게 핀잔을 들었던 적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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