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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의 딸 (8)
월급 vs 감사의 표시 차이점
by
좀 달려본 남자
Nov 27. 2024
월급 vs 감사의 표시
차이점
어째되었든 내딸의 딸을 맡게 된 아내는 그동안 누려왔던
동네 아줌마
네트워크가 깨지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일주일마다 진행했던 동네 아줌마 독서모임, 저녁에 초등학생 대상으로 가르쳤던 은물교육, 자잔한 핑계로 만들어진 동네 아줌마 모임
몇 개들을 더 이상
갈 수가 없게 됬다.
이제 8개월을 지나고 있는 어린 내딸의 딸이
낯을가리고
유모차에서 얌전히 있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대상 은물교육으로 조금씩 받아오던 교육비도 못받고, 집 생활비는 이전대비 거의 2배가
들어가니 아내가 조금씩 한마디 하기 시작한다.
이런사정을 눈치로 아는 내딸이 엄마에게
'월급'
을 드려야겠다고 한다.
이 소리를 듣고 있던 내 아들이 한마디 하였다.
월급은
"고용한 사람이 일한 대가를 주는 것
인데, 엄마가 돈 때문에 애를 봐주는 것이고, 누나에게 고용된 것이 아닌데 뉘앙스가 적절치 않으니 감사의 표시
라고 하는게 맞지 않냐"는 것이다.
맞는 말 같기는 하다.
하여간 용어 논쟁끝에
'감사의 표시'
로 하고 내딸의 딸이 아내에게 돈을 건넨다.
뭐시 중한디? 말이 아니라 의미가 중요한 것이지!
아들의 지적질
은 좋은데,
내딸의 딸이 집에 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놀아주거나 육아에 도움을 주는 행동을 한번도 한적이 없이 직장에서 돌아오면 방문 닫고 들어가서 게임만 하고 있다가 누나에게 쫑크를 여러번 먹었다.
가끔씩 나와서 "누나가 와서 집이 복잡해졌느니.., 어쩌느니" 불평만 하던 놈이....!
그동안 불만을 한마디 할 기회를 잡은 듯하다.
내딸의 딸이 집에 오고 다양한 심리전이 전개된다.
아이를 돌본다는 것이 새삼 무척 힘든일임을 느낀다.
내딸- 안타까움, 사랑함, 미안함, 부담감,
눈치보임 그러나
자유로움
아내- 꼼짝못함, 사랑스러움, 힘듦, 그래도 내 새끼를 남에게 맡기지 못하는 의무감
아들- 귀여움, 귀찮음, 성가심, 무관심
내딸의 딸을 두고 묘한 심리상태들이 교차한다.
내가 여기 끼면 안된다.
할아버지인 나는 아예 논외의
대상이다.
나도 내딸의 딸을 많이 안아서 어깨도 아프고, 좋아하는 최강야구도
못보고... 나도 바쁜데
그래도
가족이 힘
이다.
의지할 가족이 있으니 이런 이야기라도 하지!
내딸의 딸이
집에 온지 벌써 4달이 다되가면서 우리집은
애기용품들이 원래 그위치가 제위치인 것 마냥 자리를
조금씩
잡아가면서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한
내딸의 딸의 집이
되었고, 가족들도
각자
적정하게 제역할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언제쯤 내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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