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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너비미 Jul 16. 2023

당신은 영웅인가? 빌런인가?

둘 다 하면 안되나요?

"친구야, 너는 영웅인지 빌런인지 모르겠어."


친구가 전화의 갈무리에서 한 말이었다.


"왜?"


"아니 하는 행동을 보면 퇴사하려던 언니를 막은 거까지는 멋있는데, 분노의 표현이 너무 과격해. 못을 달은 망치로 한대씩 맞아야 한다니!"


"말로서 하는 건데 어때? 진짜 마음 같아서는 확."


"아씨 ㅋㅋㅋㅋ 너는 그럼 결국 무슨 캐릭터일까?"


"네가 말했자나. 조커라고. 나 그냥 조커할래. 조커를 만들어낸 것은 조커 본인이 아니라고 네가 얘기했잖니. 그러고 조커가 계단에서 춤을 추며 내려올 때 보이는 희열감이 내 감정과 닿아있더라고." 라고 말하고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씨발. 인생이 너무 힘들땐 왜 욕을 하면 안되는가? 벌써 세번째였다. 착하고 유능하기 까지 한 직원이 폄하당해서 정신과에 다니기 시작한 것이 말이다. 그 과정을 함께 해오면서 힘들었다.


"네가 오지랖이 매우 넓네. 결국 너도 힘들면 그게 바보아냐?"


"남의 일에 나서지마. 너를 힘들게 하는 것은 네 자신이야."


"그 사람들이 이겨내는거지." 


어느정도 일리가 있어보이는 말이었지만, 난 묘하게 이 말들이 불편했다. 기질이 이렇게 태어났는데 어떻게 타인의 불행을 눈감으란 말인가. 대중의 소리와 반대되면 나는 틀린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세상이 반쯤 미쳐버렸으면 너도 같이 미쳐버리면 편하다는 말.


그럼 세상은 누가 구하나. 우리가 존재하는 세상을 우리보다 앞서 살아간 이들이 만들었듯. 우리 다음에도 소멸하지 않고 존재할 세상도 살아갈만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다. 패배주의가 만연한 세상을 만들 수는 없는 일이었다.


내가 대통령도 마블 히어로도 아니지만, 세상의 귀퉁이 가장 작은 곳에서부터 사람을 세워나가야 한다. 그래야 다음 세대들도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별이 내뿜는 빛을 보면서 그 방향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다. 세상 곳곳에는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면서도 옆으로 손을 뻗는 작은 영웅들이 있었고 그것을 발견하고 느꼈던 나는 그것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이 여정은 늘 여전히 두렵지만 멈춰서지 않기를.

느리더라도 꾸준히 해갈 수 있기를.


영웅인지 빌런인지 모르는 일들을 겪어내며 글을 한동안 쓰지 못했다. 몸이 많이 아팠다. 모든 일을 겪어내고 난 후 나는 다시 글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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