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낙관주의자예요.
허물어지는 일상에 애가 닳는다면의 시리즈를 쓰면서 글의 분위기가 어둡지 않을까 생각했다. 온갖 고난을 겪어낸 주인공이 행복해질 법도 한데 슬픈 얘기를 계속 써내려 간다면 누가 읽고 싶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사실 낙관주의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 미래가 잘되기를 누구보다 바라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허물어지는 일상에 애가 닳는다면의 에세이를 쓰는 나도 브런치에서 글을 읽는 독자도 아마 자신만의 힘든 일은 다 겪어 냈다고 생각한다. 아마 그 시기에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었을 수도 혼자 어떻게든 죽기 살기로 버텨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시간을 겪고 난 나와 당신은 달라졌다.
앞으로 던져지는 인생에 난제에 또다시 넘어질지언정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존재성을 지닌 인간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니 그 힘든 시간을 겪어낸 나와 여러분은 마땅히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그리고 아마 그렇게 되기 위하여 어려운 시간들을 묵묵히 견뎌냈는지도 모르겠다. 우린 할 수 있다.
마치 우리의 일상이 달라진 것 같지 않아도 우리는 어려운 시간을 겪어낸 우리에게 더 관대하게 보상을 쏟아내도 된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서 마음 편히 이야기를 하고 보고 싶었던 영화나 드라마를 하루종일 봐도 좋고 무엇이든 다 괜찮다. 그럴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어려운 일이 또다시 닥친다고 해도 여러분은 이미 튼튼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골조가 튼튼한 경험은 나와 여러분이 이전과 같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게 안전장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아무 일이 없다면 언제 또 시련이 다가올까 걱정하지 말고 마치 시련을 겪지 않았던 사람처럼 해맑게 웃고 날씨를 즐기며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자.
그리고 매일의 하루 끝 자신에게 칭찬샤워를 쏟아내라.
"오늘도 열심히 잘 살아줘서 고맙다고. 내일은 더 잘해보자고. 못한 게 있어도 오늘은 그게 최선이었으니 내일 열심히 하자고. 내가 너와 죽는 날까지 끝까지 함께 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그렇게 하루를 살다 보면 우리 정말 행복해져있지 않을까? 아니 분명 행복해질 것이다. 이제까지 열심히 살아내느라 고생한 당신은 정말로 잘 될 것이다. 자신에게 충분한 사랑과 휴식을 선사하는 밤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