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으로 뚜레쥬르에서 파는 쌀 베이글을 먹고 있다. 본가에 있었던 학창 시절까지는 엄마가 아침을 챙겨주셨고, 대학에 간 이후에도 기숙사에서 아침 식사가 나와서 가능한 한 먹곤 했다. 회사에 다니기 시작한 후에는 회사에서 아침을 사 먹을 수 있었지만 출근하느라 바빠서 아침을 거를 때가 많았다. 하지만 확실히 아침을 먹었을 때 오전 시간에 든든한 느낌으로 일을 할 수가 있어서 아침을 거른 날에는 아침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아침을 먹는다면 어떤 것을 먹을지도 고민이었다. 한동안은 집에서 누룽지를 끓여서 아침을 해결했다. 시판하는 누룽지를 냄비에 물과 함께 10분 정도 끓여서 먹는다. 간편하게 아침을 먹을 수 있지만, 끓이는 것부터 다 먹는 데까지 시간이 30분 정도 걸렸다. 뜨거워서 빨리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침 시간에 30분을 내는 것도 가끔은 버거울 때가 있어서, 더 시간이 적게 걸리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그러다 오트밀 셰이크를 한동안 먹었다. 마이프로틴이라는 업체에서 파는 오트밀 분말에 물을 섞어 마셨다. 생각보다 오트밀이 포만감이 훨씬 오래가고, 단백질도 많이 들어있다고 해서 처음에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이 셰이크를 자주 먹기 시작한 후에 원래 있었던 역류성 식도염이 좀 심해졌다. 액체로 된 식사라 역류가 좀 잘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오트밀 셰이크는 어느 순간부터 먹지 않게 되었다. 그다음에는 삶은 달걀로 아침을 한동안 해결했다. 집에서 삶아서 가기도 하고, 편의점에서 사기도 했다. 삶은 달걀은 영양소 균형이 좋고 먹기도 간편했다. 하지만 손으로 까고, 먹어야 하는 점이 좀 불편했다. 위생 문제 때문에 맨손으로 무언가를 먹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었다. 항상 손을 깨끗이 씻고 먹긴 했지만, 어쨌든 위생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것 자체가 좀 번거로웠다.
그러다 최근에 회사 옆에 뚜레쥬르가 생겼다. 나는 밀가루 음식이 몸에 잘 맞지 않아 평소에 빵을 잘 먹지 않는 편이다. 빵이나 디저트류를 먹었다가 배가 좀 더부룩한 경우가 많았다. 어떤 빵이 있는지 구경이나 할 겸 들어간 뚜레쥬르에서 쌀 베이글을 발견했다. 밀가루가 들어가긴 하지만, 쌀도 함께 들어간 베이글이라 그런지 속이 그렇게 불편하지 않을 것 같았고, 실제로 먹어보니 그랬다. 또한 베이글을 보통 비닐봉지에 넣어주기 때문에, 비닐을 잡고 먹으면 손이 닿지 않고도 먹을 수 있어서 간편했다. 아침에 회사에서 모니터를 보면서도 먹을 수 있어서, 먹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점도 꽤나 만족스러웠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요즘 베이글을 매일 아침 먹고 있다. 뚜레쥬르의 쌀 베이글은 플레인 베이글, 올리브 베이글, 깨가 올라간 베이글 등 3가지 종류가 있다. 개인적으로 올리브를 좋아해서, 올리브 베이글을 가장 좋아한다. 깨가 올라간 베이글은 먹으면서 자꾸 깨가 떨어져서 좀 불편했다.
아침을 먹는다는 건, 나를 챙기는 일 중 하나이다. 아침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점심 식사 전 찾아오는 허기를 마주하는 것은 가끔 꽤나 힘들다. 거창하게 말하면 아침을 먹는 것은 분명한 고통을 없애는 일인 것이다. 인생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많이 있을까 생각해 보면 나는 잘 떠오르는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