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서재

아버지의 권위

by 박바로가

아버지의 서재


수많은 책이 나를 굽어보면서

우뚝 서 있었다

나도 지지 않으려고

어깨에 힘을 주고 책장 앞에

버티고 섰다


내 이마에 뾰루지가 하나 둘

올라올 때 들어간 아버지의 서재

묵직한 공기와 두터운 책의 묵은내가

나를 구렁이처럼 휘감아온다

혼미한 저항, 팽팽한 긴장감


나도 이젠 어엿하게 아버지 서재

한 켠에서 책을 고른다

선형대수학, 현대대수학, 정수론, 암호학

왜 이리 어려운 책을 골랐는지

나도 모르겠다


이중 삼중의 세월만큼 내려온 턱을

괴고 아버지의 서재를 둘러본다

이 책 중 어느 책을 내가 가져갈까?

그 많은 책은 언제 정리할까?

때묻은 단정함이 내 귀를 세차게 내리친다.


#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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