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지혜

아름다운 모순

by 박바로가

봄에 아름답게 피는 벚꽃은 꽃이 지자마자 자신의 꽃눈을 준비합니다. 소중한 꽃눈을 배고픈 새에게 내줘야 할 때도 있지만, 더운 시절, 추운 시절을 다 견뎌내고 다시 봄에 벚꽃을 아름답게 피워냅니다.


어디 벚꽃뿐이겠습니까? "맴맴매~~~~~" 라고 우는 참매미 역시 다른 매미처럼 알이 부화하기까지 1년을 보내고 알에서 나와 땅으로 들어가서 2-5년의 시간을 보냅니다. 수액(나무즙)을 빨아먹으면서 땅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땅 위로 올라와 허물을 벗고 매미가 됩니다. 매미가 되려고 허물을 벗는 과정도 아주 힘겹습니다. 된 후에도 10-14일까지 짝찟기를 마치고 자신의 삶의 마칩니다.


가을의 소리꾼이라고 알려진 귀뚜라미는 사실 여름부터 울기 시작합니다. 온도만 맞으면 약간 선선한 여름날부터 조금씩 울기 시작합니다. 귀뚜라미는 자신의 날개를 열심히 비벼가면서 자신들의 짝을 열심히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쉽게 짝을 찾기는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 늦여름밤부터 더 큰 소리로 울어 댑니다.


환삼덩굴에서 사는 네발나비는 어른곤충으로 겨울을 납니다. 겨울에 먹을 것도 없고 찬 바람이 "쌩쌩" 부는데도 겨울잠을 자며 버텨내야 합니다. 어느새 우아한 날개는 짊어져야 하는 짐이 되고 가녀린 다리의 힘이 중요해지는 시기입니다. 나뭇가지를 꼭 부여잡고 잠을 청하면서 따뜻한 봄날이 되기를 기다립니다. 혹여 거미에게 눈에 띄면 목숨까지도 위험한 상황이라 매일매일이 살얼음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계절을 탄다는 것은 자신의 최선을 다해야 그 계절을 버텨낼 수 있다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이를 "열렬히 계절과 썸을 탑니다"라고 표현한 것은 그만큼 이들이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연애에 빗대어 표현한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한테 진심이 아닐리는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결국 계절을 산다는 것은 열렬히도 살아야 된다는 것이고 그 유한성 속에서 자신의 유한함을 이해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열심히 살다 보면 자신을 돌아보지 못해 더 큰 욕망으로 자신을 괴롭히게 됩니다. 그러나 항상 계절을 준비하면서 최선을 다 했던 생물들의 필멸성을 바라보면서 나 자신을 무심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인생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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