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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Dec 08. 2022

오늘 점심은 뭘 먹지?


요즘 점심은 늘 혼자 먹게 된다. 학교에서 퇴근하면 1시 30분 정도 되는데 늘 고민이다. 누가 하루 세끼를 꼭 먹어야 한다고 강요하지도 않는데 뭘 먹든 세끼를 먹게 된다.


퇴근하며 가끔 아파트 상가 분식집에 들른다. 지나다 보니 꼬치 어묵이 맛있어 보였다. 예전에 추운 날 길가의 포장마차에서 파는 꼬치 어묵 먹던 생각이 나서 반가웠다. 지난주에는 꼬치 어묵 두 개를 먹었다. 두 개가 딱 맞는 양이다. 며칠 전에는 배가 고파서 욕심을 내어 꼬치 어묵 두 개와 추가로 컵 떡볶이를 먹었다. 떡볶이도 맛있었다. 먹다 보니 메뉴판이 보였다. 잔치국수, 라면, 떡볶이, 순대,  튀김 그리고 김밥도 있었다. 나는 김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야채 김밥은 한 번 먹어보고 싶었다.


어제는 야채김밥을 먹어볼까 생각하다가 건너편 슈퍼에 들렀다. 고향 만두 1+1 행사를 하고 있어서 얼른 카트에 담았다. 김치만두 한 봉지와 고기만두 한 봉지가 세트다. 요즈음 만두 종류가 많지만 예전에 자주 먹던 고향만두가 친근하다. 집에 와서 찜기에 고기만두 다섯 개와 김치만두 다섯 개를 찜 시트를 깔고 쪘다. 남은 만두는 잘 묶어서 지퍼백에 넣어 냉동실에 넣었다. 찜기에 김이 오르고 따끈따끈하게 만두가 쪄졌다. 찐만두는 만두피도 얇아 제법 맛있어 보였다.



지난번 브런치 글에서 '만두는 두 손으로 먹어야지.'란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래서 나도 손으로 한번 먹어 보았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제법 맛있었다. 어제 점심은 만두 10개와 김치로 해결했다.



나는 밥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침과 점심은 밥이 아닌 빵이나 떡, 분식, 과일로 해결한다. 가끔 점심에 누룽지를 끓여 먹기도 하지만 밥은 저녁에만 먹는다. 퇴직 전에는 점심으로 늘 학교 급식을 먹었다. 퇴직하고 보니 급식이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젠가 먼저 퇴직하신 선배님이 퇴직해서 불편한 점이 점심에 급식을 못 먹는 거라고 하시더니 그 말이 요즘 실감된다. 여자인 나도 혼자 점심 먹는 것이 이렇게 귀찮고 고민이 많이 되는데 남성분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두가 아직 남아 있어서 며칠은 만두로 때우면 될 것 같다. 한 번은 찐만두로 한 번은 에어프라이에 구워 군만두로 먹으면 될 것 같다. 가끔은 분식집에서 야채 김밥도 한번 먹고 잔치 국수도 한 번 먹어 보려고 한다. 집에서 먹는 빵과 커피도 좋다. 참, 붕어빵도 하루 먹고 요즘 한 철인 호빵도 사다가 쪄 먹으면 되겠다.


오늘은 퇴근하며 붕어빵 생각이 나서 지하철역 근처에서 팥 붕어빵 2개와 슈크림 붕어빵 2개를 사 왔다. 붕어빵과 카누라떼 한 잔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그런대로 좋았다.

붕어빵 마차와 붕어빵


그냥 하루 두 끼만 먹을까도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습관이 안되어서인지 나이 들어서 그런지 점심에 뭐든지 조금이라도 먹어야 허전하지 않다. 그냥 점심 걱정 안 하려면 밥과 친해져야 할 것 같다. 그러면 '오늘 점심은 뭘 먹지?' 고민하지 않을 것 같다.


내일은 밥에 김치와 나물을 넣고 고추장 한 스푼 넣어 쓱쓱 비벼 먹어 보아야겠다. 참기름도 한 방울 넣으면 맛있겠지. 맛은 있겠지만 점심을 많이 먹으면 저녁에 밥 생각이 없을 거 같아  고민이 된다. 저녁은 짝꿍과 함께 먹는 한 끼 식사라 함께 맛있게 먹어야 해서 저녁 먹을 배는 남겨두어야 한다.


퇴직하고 회식이 거의 없다 보니 원하는 몸무게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살찔 걱정은 없다. 먹고 싶은 대로 먹지만 체질상 많이 먹지 못하기에 소식을 유지하고 있다. 음식은 맛있게 먹어야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 그날그날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먹으며 먹는 즐거움을 만끽해야겠다.

앞으로도 '늘 점심은 뭘 먹지?' 고민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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