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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Dec 07. 2022

어떤 결혼식

양쪽 부모님 입장 / 신랑 신부 입장

12월 첫째 주 둘째 주 토요일에 연이어 친구 딸들 결혼식이 있다. 한 명은 동기이면서 모임 선생님 큰 딸, 또 한 명은 초등학교 동창 딸이다. 요즈음 12월에 유독 결혼식이 많은 것 같다. 예전에 비해 결혼식에 많이 가지 않고 통장으로 축의금을 입금하지만 지난 토요일에 결혼식에 참석했다. 결혼식을 축하하기라도 하는지 밤새 첫눈이 내렸고 전날 추위도 물러나 날씨도 포근했다. 축복받은 그런 날씨였다.


요즈음 예식장을 예약하려면 괜찮은 곳은 1년 전에 예약해야 가능하다고 한다. 좋은 시간대로 예약하려면 더 일찍 해야 한다. 다음 주 친구 딸 결혼식은 오후 5시 예식이다.


결혼식 풍경도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접수대에서 축의금을 받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물론 가끔 축의금을 받지 않는 결혼식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방명록에 기록하고 축의금을 내고 식권을 받는다. 오늘도 개혼이라 축의금을 줄 서서 냈다. 우리나라는 주고받는 문화라 이런 형식을 없애기란 어려울 것 같다. 받았으면 갚아야 하는 게 우리나라 경조사 풍습이니까. 자녀를 결혼시키거나 부모님 상을 당하면 기록을 잘 정리했다가 우리 집 경조사에 정을 나눠주신 만큼 되갚아야 한다. 그게 예의가 되었다. 나도 아들 둘 결혼시키고 엑셀 파일로 정리하여 출력까지 하여 장부처럼 보관하고 있다.


결혼식 식순 첫 번째로 보통은 양쪽 엄마들이 손잡고 먼저 입장하여 화촉을 히는데 오늘은 신랑 부모님이 입장하고 그 뒤에 신부 부모님이 입장하였다. 입장 후에 아버지들은 자리에 앉고 엄마 두 분이 화촉을 밝혔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신랑 신부 입장이다. 보통 신랑이 먼저 행진곡에 맞추어 씩씩하게 입장하고 신부는 친정아버지 손잡고 웨딩마치에 맞추어 입장한다. 신부 아버지가 신부를 사위에게 인도하고 신랑 어깨를 툭툭 쳐주며 격려하고 자리에 앉는다. 오늘은 달랐다. 오늘은 부모님들이 입장한 후에 신랑 신부가 함께 나란히 입장하였다. 즉 부부 세 팀이 차례로 입장하였다. 이런 형식도 좋은 것 같았다.


오늘도 요즘 대부분의 결혼식처럼 주례는 없었다. 신랑 신부가 작성해 온 성혼선언문을 낭독하고 부모님 축사로 이어졌다. 이게 맞는 것도 같다. 신랑 신부를 가장 잘 알고 가장 사랑하는 분이 부모님이라 축복도 가장 많이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집도 두 아들 모두 주례 없는 결혼식을 하였다.


축가도 예전에는 친구나 지인 중에서 노래 잘하는 사람이 많이 불러주었다. 요즈음은 신랑이 신부를 위해 불러주고 이벤트처럼 재미있게 결혼식을 한다. 신부가 댄스를 하는 결혼식도 자주 볼 수 있다. 요즘 신랑 신부는 정보도 많고 아이디어도 좋아서 정말 다양하게 결혼식을 준비한다. 그래서 보는 하객들도 즐거운 잔치에 초대된 양 너무 즐겁다. 물론 진지하지 못한 결혼식을 보며 조금 걱정하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 눈물바다 결혼식보다는 즐거운 결혼식이 좋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결혼 풍속도는 결혼식에 가보면 대부분의 하객들은 축의금 접수 후에 혼주에게 인사드린 후 신부대기실에서 신부를 보러 간다. 그다음에 식장보다는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한다. 식장에는 일가친척과 신랑 신부 친구들과 소수의 지인들이 예식에 참석한다. 그래서 식당에 비해 예식홀이 상대적으로 작은가 보다. 결혼식을 보러 온 건지 식사하러 온 건지 가끔 혼란스럽다.


나는 예식 보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함께 간 일행이 있을 때는 혼자 예식 보고 식사하자고 하긴 어렵다. 오늘도 신랑 신부 입장하는 것까지 보고 일행과 함께 식사하러 갔다. 손님이 많다 보니 나중에 식사하면 붐비니까 대부분 그렇게 한다. 신부 아버지가 강의도 다니고 말씀도 너무 잘하고 박식한 분이라 축사를 재미있게 하셨을 텐데 못 어서 조금 아쉬웠다. 피로 회장에서 영상으로 장면만 보았다.


호텔 예식장인데 역시 뷔페다. 작은 아들 결혼식 할 때만 해도 상차림 예식장이 있어서 우린 상차림 예식장을 몇 군데 알아보고 예약하였었다. 작년에 큰 아들 결혼할 때는 상차림 예식장이 많이 없어져서 뷔페로 하였다. 장단점이 있다. 상차림은 앉아서 편하게 식사하는 장점이 있고 뷔페는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먹으러 가는 것은 아니지만 결혼식에 시간 내서 귀한 발걸음 해주신 하객들을 대접하는 거라 음식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식장을 선택할 때 예식홀 분위기도 보지만 식당과 음식 메뉴도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예식장마다 신랑 신부와 양가 부모님 6명 정도가 미리 시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결혼식 풍경이 바뀌는 건 당연하다. 결혼식이 어떤 방식이든 결혼식에서 많은 축하를 받은 만큼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면 된다. 3포 시대라고 하는 요즈음 아들 딸들이 결혼을 많이 하고 아이도 낳고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가 인구가 줄어들어 없어질 수도 있다고 들었다. 물론 먼 훗날 이야기이긴 하지만 둘이 결혼하면 두 명의 자녀를 낳아야 통계상으로 인구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결혼식에 가면 늘 '어쩜 아들 딸들을 저렇게 잘 키우셨을까.' 칭찬하게 된다. 신부는 너무 날씬하고 신랑도 너무 멋지다. 오늘 결혼한 신랑 신부도 연예인처럼 예쁘고 멋졌다. 신부 아버지도 새신랑 못지않게 너무 젊어 보였고 신부 엄마도 너무 우아하다. 나는 아들 둘 숙제를 마치고 손자까지 보았으니 결혼식에 가도 마음이 편하다. 오늘 결혼한 신랑 신부를 위해 축복 기도를 해야겠다. 아들 딸 낳고 아름답게 잘 살라고~ 

그리고 화려함 뒤에 감춰진 부모님의 수고를 잊지 말라고~


오랜만에 서울 결혼식장에 가서 뵙고 싶었던 분들도 만나고 좋았다. 퇴직하시고 모두 잘 지내고 계셨다. 건강하게 지내다가 다음 모임 때 뵙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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