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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집

by 유미래


올 크리스마스는 일요일이다. 금요일에 쌍둥이 손자가 오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이브도 크리스마스도 우리 집에서 함께 보낼 수 있다.

산타 할아버지 선물도 미리 사놓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작은 아들이 오면서 엄마 아빠 둥이 선물도 포장해서 가지고 왔다. 물론 선물은 둥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꽁꽁 숨겨 두었다.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트리를 12월 초에 꺼내 놓았다. 특히 둘째 손자가 별을 좋아한다. 크리스마스트리에도 별이 달려있다. TV를 보고 있는데 택배가 도착했다. 할아버지가 시킨 택배였다. 궁금해서 얼른 열어보니 크기가 다른 별이 많이 들어 있었다.


크리스마스트리에 걸어 주려고 구입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아주 길었다. LED 조명으로 유리창에 장식하는 별이었다. 혼자서 설치하지 못해 작은 아들이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거실 커튼 고리에 설치했다.


반짝반짝

거실 전등을 끄니 우리 집이 별이 빛나는 집이 되었다.

둥이가 너무 좋아서 트램펄린 위에서 깡충깡충 뛴다.

"할머니, 루돌프 사슴코 틀어주세요."

둥이는 트램펄린 할 때 늘 루돌프사슴코를 틀어 달라고 한다.


드디어 크리스마스이브가 되었다. 둥이가 자고 있는 한 밤중에 트리 앞 트램펄린에 선물을 놓아두었다.


크리스마스 선물


아침에 잠에서 깬 둥이가 선물을 발견하고 좋아한다. 지우는 세계지도를 보자마자 너무 좋아 지도를 깔고 엎드렸다. 연우는 교회 오르골을 하루 종일 들고 다녔다.


"할머니, 나라 이름 맞추기 해요."

"팔라우"

"보츠와나"

지우가 모를 것 같은 나라 이름을 찾아 불렀지만 바로 찾았다. 세계지도가 머릿속에 통으로 들어있는 듯했다.

"할머니는 홍콩에서 배 타고 마카오에 다녀왔는데."

"지우 연우는 어디 있었었어요?"

"글쎄. 어느 별에 있었겠지?"

"별에 있다가 엄마가 불러서 엄마 뱃속에 들어간 거지요?"


손자와 이야기하면 늘 재미있다. 내가 상상하지 못하는 대답을 하여 매번 감동시킨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쌍둥이 손자와 유튜브도 보고 펭귄 얼음 깨기 게임도 하고 가위질도 하며 하루 종일 놀았다. 나라 이름 맞추기, 나라 퍼즐 맞추기도 하고 트램펄린에서 높이높이 뛰며 놀다 보니 하루가 짧았다.


주일날에는 산타 모자를 씌우고 둥이와 함께 교회에 갔다. 둥이는 유아부에서 예배를 보고 우린 본당에서 3부 예배를 보았다. 둥이는 이제 여섯 살이 될 거라 유아부에서 유치부로 오늘 진급을 하였다.


올해는 성탄절도 주일이고 새해 첫날 1월 1일도 주일이다. 쉬는 날이 이틀 줄어들어 아쉬운 분들도 있겠지만 왠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손자와 함께 해서 더 뜻깊은 성탄절이 되었다. 둥이가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새해에도 착한 어린이가 되려고 노력하면 좋겠다. 약속도 잘 지키고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 편식하지 않고 음식도 골고루 잘 먹고 서로 배려하며 잘 지내기를 바란다. 올해보다 조금 더 성장하여 키도 크고 마음도 자라 1년이 행복하길 바란다. 내년 성탄절에도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 받을 꿈을 꾸면서.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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