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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Dec 28. 2022

2학년 담임으로 명 받았습니다

요즘 '나의 해방일지'를 1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보았다. 하루에 2편 정도 본 것 같다. 드라마에서

염미정과 구 씨에 중점을 두고 보았다. 드라마를 보다가 작가의 서랍에 '추앙은 응원하는 거'라고 제목을 적어놓고 글을 써 볼까 하다가 못 썼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나의 해방 일지'는 왠지 현재 진행형 같다. 다행인 건 결말이 슬프지 않게 끝난 거다. 많은 여운을 남겼다.


학교에서 해방되리라.

이번 시간강사가 끝나면 학교에서 완전하게 해방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아무래도 일복이 많은 것 같다. 12월로 시간강사가 끝나서 1, 2월은 편하게 쉬려고 했다. 수업을 마치고 퇴근해서 집에 왔는데 지금 나가는 학교 교감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이웃학교 교감선생님께서 1월에 강사를 부탁한다고 하시는데 연락처를 알려드려도 되는지 물어보셨다.


'1월에 왜 강사가 필요할까 방학 아닌가?'

금해서 연락처를 알려드려도 된다고 해버렸다. 그다음에 잠깐 후회하긴 했지만 쏟아진 물이라 주워 담을 수 없었다. 바로 연락이 왔다. 여름방학에 공사하느라 길게 방학을 해서 2월 초까지 수업을 한다고 했다. 1정 강습 가는 선생님이 2명이나 있어서 꼭 부탁한다고 하셨다.


대를 졸업하면 2급 정교사 자격증을 받는다. 교사로 발령을 받고 3~5년 정도 근무를 하면 방학을 이용하여 1급 정교사 연수를 받고 1급 정교사 자격증을 받는다. 호봉도 1호봉 올라서 급여도 조금 오른다. 겨울방학이 늦어 시간강사가 필요한 것이다. 2학년과 4, 5학년 담임이 필요하다고 해서 2학년 담임을 2주 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고학년보다는 교과 과목이 적은 2학년이 좋을 것 같았다.


2학년 담임으로 명 받았습니다

오늘 학교를 방문하여 2주 시간강사를 계약하고 2학년 담임으로 명 받았다. 새해에 생각지도 못한 일을 하게 되었다. 새해 1주일 정도 쉬고 1월 11일부터 2주일은 다시 초등학교로 출근하게 되었다. 혹시 새해에도 일복 터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교감선생님께서

"선생님이 OO초를 구하셨습니다."

고 하시며 너무 고마워하신다. 그 마음을 알기에

"제가 오히려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했다. 나라는 못 구해도 담임 없는 학생들은 구한 것 같다.


담임선생님을 만나 인수인계를 하였다. 이메일로 주간학습계획서도 보내주시라고 했고 좌석표(이름)도 부탁드렸다. 이름을 불러주면 좋아하고 수업시간에 발표를 시킬 때도 꼭 필요하다. 2학년은  학급당 인원수는 20명이라 딱 좋았다. 퇴직 전 근무하던 서울 학교의 급당 인원수가 34명 정도 되었으니 환상의 학생수다. 학생수가 적으니 한 명 한 명 잘 돌봐줄 수 있을 것 같다.


새로 맡게 될 아이들이 궁금하다. 2학년이라 즐겁게 교 다닐 수 있도록 잘 돌보겠다고 했다. 가끔 책 읽어주기도 해 주면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다. 교장일 때 월 1회 전교생에게 방송으로 책 읽어주기를 했기 때문에 자료도 많이 있다. 외장하드에 묵혀두었던 자료도 꺼내서 활용해야겠다.


다시 가슴이 설레는 걸 보면 아무래도 나는 일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달려가는 것이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은 늘 청춘이니까. 집에만 있으면 글감도 부족하니 학교를 오가며 글감도 얻고 1석 2조라고 생각한다. 그저 감기 걸리지 않고 건강만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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