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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an 12. 2023

겨울방학 시즌에 등교하는 학교


1월은 대부분의 학교가 겨울방학을 한다. 조금 늦은 학교는 1월 초까지 등교하고 종업식과 졸업식까지 마치고 2월 말까지 쉰다. 예전에는 12월 크리스마스 즈음에 겨울방학식을 하고 1월 말이나 2월 초에 개학을 하고 2주 정도 등교한 후 다시 학년말 방학(봄 방학)을 하였다.


요즈음은 학사일정을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학교마다 방학식도 졸업식도 다 다르다. 서울은 아직도 1월 말쯤 개학을 하고 2월에 졸업식과 종업식을 하는 학교가 많지만 인천은 대부분 1월 초에 모든 학사일정을 마치고 2월에 등교하지 않는 것 같다. 특히 중고등학교가 학사일정을 그렇게 짜는 것 같다.


퇴직 전에 1월 초에 학사일정을 마칠까 해서 학부모님께 설문조사를 하였다. 내가 근무하던 학교는 교육일번지 목동에 있어서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한 학교만 학사일정을 그렇게 조절하면 학원이 문제가 되기에 주변 학교가 학사일정을 맞추어야 했다. 대부분 학부모님께서 반대하셔서 2월 등교로 결정되었다.


두 가지 다 장단점이 있다. 1월 초에 학사일정을 마무리하려면 선생님들도 모든 성적처리와 학교생활기록부를 12월 말까지는 마쳐야 해서 무척 바쁘다. 거기다가 분반까지 해야 하니 12월이 눈코 뜰 새가 없다. 하지만 1, 2월에 새 학년을 준비할 수 있어서 좋다. 2월에 등교하면 겨울방학 중에 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를 작성하면 되니까 조금 여유는 있다. 그러나 2월에 거의 매일 출근하여 새 학년을 준비해야 한다. 어느 것이 좋은 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https://brunch.co.kr/@ce3179a175d043c/254


1월 11일부터 2학년 담임으로 명 받아서 시간 강사로 출근하게 되었다. 내가 나가게  된 학교는 여름 방학에 학교 공사가 많아서 아주 길게 방학을 하여 2월 15일까지 등교한다. 겨울방학이 거의 없다. 예전에 비해 난방도 잘 되어 있어서 겨울에 등교해도 별 문제는 없다. 1월에는 당연히 쉴 줄 알았는데 출근하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학교는 승용차로 10분 정도 걸리니 가까운 학교다. 물론 오가며 글쓰기 글감도 생길 거라 그것도 너무 좋다.


오늘은 첫날이라 조금 일찍 출근하였다. 교실에 도착하니 여학생 한 명이 벌써 와 있었다. 첫날이라 컴퓨터 부팅하는 것부터 잘 안되어 옆반 선생님 도움을 받아서 거의 30분 걸려서 수업할 수 있게 세팅을 하였다.


우리 반 학생수는 19명인데 한 명은 특수학급에서 2시간 정도 수업을 하고 와서 18명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이 천사 같았다. 너무 순진하고 예뻐서 첫날이지만 오래 가르친 아이들처럼 편했다. 쉬는 시간에는 조금 놀게 하고 수업시간에는 집중하게 하였는데 발표도 잘했다. 담임 선생님 사전 미팅 때 조금 걱정했던 학생이 있었는데 조금 산만한 것 같지만 발표를 너무 잘해서 칭찬을 많이 해 주었다.


2학년이라 과목도 많지 않아서 좋았다. 수업 태도가 좋고 발표도 잘하니 수업도 재미있었다. 더군다나 특수반 학생은 보조 선생님께서 함께 수업에 참가하며 학습을 봐주어서 특별하게 챙길 것도 없었다. 점심시간에만 손 잡고 급식실로 이동하였다.


초등학교에 특수학급이 설치되어 있는 학교는 통합교육으로 운영되어 특수반에서 두 시간 정도 개별화교육을 받고 나머지 시간에는 학급에서 수업을 한다. 일반학생과 어울릴 수 있어서 특수학교에 보내는 것보다 선호하시는 부모님도 계시다


2교시에는 협력강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학습이 느린 학생들의 수업을 도와주시니 그것도 감사했다. 서울도 학급당 인원수를 줄이지 못하는 대신 2021년부터 협력교사를 배치해 주었다. 서울 협력교사와 조금 다르지만 여기도 2학년협력강사를 배치해 주어서 하루 한 시간씩 수업에 들어와도와주신다.


출근하며 저학년이라 그리기 자료와 글쓰기 자료를 가져갔다. 지난번 손자에게 주려고 찾은 세계 여러 나라 국기 색칠하기도 복사한 것 한 장씩 가져 같다. 선견지명이 있었던 지 통합교과가 '다른 나라를 여행해요' 수업 끝 차시였다. 교실 뒤 환경판에 천으로 만든 세계 지도가 걸려 있었다. 손자가 세계 여러 나라를 좋아해서 늘 함께 공부하며 놀았기에 나도 세계 지도는 박사가 되었다.


"내가 여행하고 싶은 나라 나오면 손들어 주세요."

나라가 나올 때마다 손 드는 학생에게 국기 색칠하기를 나눠 주었다. 그렇게 오늘 통합교과 시간에는 국기 색칠하고 '세계 여러 나라 암기송' 노래 부르며 보냈다. 완성된 작품은 칠판에 자석으로 붙이고 마지막에 색칠 잘 한 친구를 칭찬해 주었다.


 걱정하며 출근하였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퇴근하였다. 아침 자습시간과 쉬는 시간 등 약속을 정했으니 내일도 잘 지킬 것 같다. 하지만 방심하다 보면 어디에서 사고가 날지 몰라 늘 긴장하며 신경 써야 함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최선을 다할 거다. 특히 저학년은 안전교육에 더 힘써야 한다.


천사 같은 아이들과 보낼 2주를 생각하며 이렇게 오늘 하루도 감사함으로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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