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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꺼내 본 단풍잎

by 유미래


책갈피에서 꺼낸 단풍잎


겨울에 꺼내 본 단풍잎



단풍잎 우수수 떨어지던 날

빨간 보석

노란 보석

부서질세라 고이 모셔 왔다


가장 두꺼운 책갈피 속

하나씩 가둬놓고

달아날까 무거운 책 한 권 또 올렸다


단풍잎 좋아하는 손자에게

하나 꺼내 주었더니

책 속에서 모두 꺼내 책상 위에 줄 세운다


빨간 보석

노란 보석

주황색 보석

만지지 못하게 울타리 치고 혼자 가지고 논다


단풍잎 속에 가을이 숨어있다

파란 하늘

따사로운 햇살

초겨울 찬바람도 숨어있어 그립다


단풍나무 우승컵 높이 들고 공원 돌던 손자가

부서질까 살포시 양손에 단풍잎 잡고

가을 속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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