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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가는 구피

브런치 200번째 글

by 유미래


이사 가는 구피


구피 여섯 마리 이사 왔다

모래 깔고 물풀 심고 산소도 넣어

멋진 집 지었다


여기 기웃 저기 기웃 내 방 차지하고

날개 퍼덕이며 수영하다

숲 속 그늘에 누워 시 짓는다


어!

요 작은 녀석 어디서 왔지

꼬물꼬물 아기 구피 태어나 방이 점점 좁아진다

여섯 식구 스무 식구 되고

어느새 오십 식구로 늘어 집이 좁다


"큰 집으로 이사 가고 싶어요."


뜰채로 한번 푹 떠 비닐가방 담아 이사 보낸다

아이 입양 보내는 마음 이럴까


오늘도

"아기 잘 있어요?"

전화 걸어 본다

잘 있다는 소리에

구피 어항 쳐다보다 어항 속으로 들어간다

구피와 술래잡기 몇 번

숨바꼭질 몇 번 하다 보니

오늘 하루도 참 짧다


날이 어두워지니

이사 보낸 구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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