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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Feb 17. 2023

요즘 교대가 인기가 없는 이유


2월 16일 저녁 9시 뉴스를 보고 있는데 교대가 올해 경쟁률이 가장 낮다고 했다. 중복 지원을 감안하면 사실상 13곳 중 11곳이 미달이라고 했다. 교대뿐만 아니라 이화여대, 제주대, 교원대 초등교육과도 경쟁률이 2%대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다고 . 교대 출신이라 교대가 왜 이렇게 갑자기 인기가 없어졌을까 생각해 보았다. 방송에서는  원인으로 낮은 출산율과 임용적체, 교권추락 등을 들었다.


낮은 출산율로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 2교가 폐교가 되었고 올해 또 한 학교가 3월에 폐교 예정이다. 학생수가 줄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급수도 줄어 교사 수급이 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임용고시에 합격하고도 몇 년 동안 발령이 안나는 경우가 있다. 뽑는 인원수가 적다 보니 임용고시 합격문도 좁을 수밖에 없다.


임용고시에 떨어지면 1학기에는 기간제 교사로 다니며 경력을 쌓고 2학기에는 임용고시를 준비한다. 기간제교사 경력은 나중에 교사 경력에 반영된다. 임용고시는 필기시험과 면접을 보는데 수업시연도 해야 한다. 물론 영어 수업시연과 면접도 따로 본다. 초임교사는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처음 발령 나면 대부분 영어 교과전담을 많이 담당한다.


퇴직하기 전에 2차례 임용고시 면접을 지도한 적이 있다.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1월 중순에 2차 심층 면접시험이 있다. 학교 교실에 불러서 4시간 정도 면접 예상문제를 만들어서 실제 면접하는 것처럼 지도하였다. 한 번은 짝꿍 지인 딸이었고 두 번째는 같은 학교 선생님 딸이었다. 스터디하는 3~4명 모두를 순서를 정해서 지도하였다. 100% 합격은 아니고 80% 정도 합격하였다. 즉 팀별로 1명을 제외하고 모두 합격하였다.


또 다른 원인은 교권추락을 들 수 있다. 선생님들이 요즘 너무 힘들다. 학생인권 조례로, 학교폭력 업무 등으로 많이 힘들다. 거기다가 학부모 민원도 예전에 비해 많기에 늘 긴장하며 근무한다. 병가를 내는 분도 많고 휴직을 하는 분들도 많다. 론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학교에 있다 보면 정신과 치료를 받는 선생님들이 예전에 비해 너무 많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사실 급여도 많지 않다. 교대를 졸업하면 보통 9호봉으로 시작하고 1년에 1호봉씩 오른다. 예전에는 급여는 적어도 퇴직 후 단단한 연금이 보장되기 때문에 참고 견뎠다. 하지만 요즘은 예전처럼 은퇴 후 연금도 보장되지 않으니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기에 MZ세대에게 인기가 점점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교대는 80학번까지는 2년제였다. 서울교대로 따지면 19회까지는 2년제였고 20회부터 4년 제로 바뀌었다.  전두환 정부 시절 2년 차인 1981년 3월 1일부터 4년 제로 되었다. 물론 첫해는 예산문제로 교대 중 서울교대, 부산교대, 광주교대에 먼저 시행되었고 매년 몇 개 대학씩 순차적으로 바뀌었다.


나는 2년제 교대를 졸업했다. 재적도 560명이어서 꽤 많았기에 사골에서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서울교대에 합격하였다. 2년제 교대를 졸업하고 바로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받았으니 운이 좋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더군다나 본고사도 폐지되어 학력고사 점수와 면접으로 합격하였다. 그때부터 행운이 따랐던 것 같다.


교대 3학기부터 초등학교에 교생 실습을 나가게 되었다. 서울교대부속초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실습을 하지만 교생실습협력학교에서도 받았다. 나는 서울청파초등학교, 서울매동초등학교와 서울교대부속초등학교에서 교생실습을 받았다. 지금도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에 교생실습협력학교를 두고 있다. 교대부초가 교생실습을 모두 소화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교대 2년 중 교생 실습 때가 가장 긴장되고 힘들었다. 특히 청파초는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침에 남영동에서 내려 걷거나 뛰어올라가느라 힘들었던 것 같다.


2년제 교대를 졸업하고 중간에 방송통신대학교에 편입하여 학사학위를 받았다. 야간대학을 다니는 선생님도 있었지만 아들 둘이 초등학생이라 방송통신대학교를 선택했다. 어려운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지금 작가 이름을 달 수 있었던 것이 국어국문학과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그 후에 대학원을 졸업하여 석사학위도 받고 숙대 교육대학원에서 전문상담교사 1급 자격증도 취득하였다. 공부를 정말 오래 하였다. 모두 가족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교대 미달 소식을 듣고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 몇 년 전만 해도 원하는 직업 1위가 초등학교 교사였던 적도 있었다. 교육정책이 바뀌어 학급당 인원수도 OECD평균 정도로 줄이고 교권도 세워주면 좋겠다. 물론 학생 인권도 함께 존중해야 함은 당연하다. 학교폭력도 줄어들어 학교폭력으로 인해 힘든 학생도 교사도 없기를 바란다. 교사 수급 문제가 해결되어 임용고시 합격 후   발령 대기 기간도 줄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어 예전처럼 교사가 선호하는 인기 있는 직업이 되길 바란다.


학교가 선생님이 행복하고 학생이 행복하여 바라보는 학부모님까지 행복한 곳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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