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부터 노인 복지관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1주일에 한 번 캘리그라피 수업을 받는다. 캘리그라피 수업을 신청한 것은 내가 쓴 시를 멋진 글씨로 필사하고,사인도 멋지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조금만 배우면 내 이름 석자도 예쁘게 쓰고, 시도 멋지게 필사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배울수록 글씨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한 주는 붓펜으로 쓰고, 그다음 주는 작은 붓에 먹물을 찍어 쓴다. 붓펜도 붓도 내 마음 하고는 달리 제멋대로 써졌다. 집에서도 연습하고 잘 쓴 글씨도 찾아보며 나름 열심히 노력 중이니 차츰 잘 쓰리라 기대해 본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아름다운 서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Kalligraphia에서 유래되었다. Calli는 아름다움을 뜻하고, Graphy는 서풍, 서법, 화풍 등을 의미한다. 즉 기계적인 표현이 아닌 다양한 표현을 통한 아름다운 글씨 예술로, 법과 규칙을 엄격하게 생각하는 서예와 구별된다고 한다. 즉 쓰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표현할 수 있다.
캘리그라피 용구
지난주부터 이번 주 수업이 기다려졌다. 캘리그라피 수업이 기대되는 것은 선생님께서 디지털 캘리그라피를 알려주신다고 해서다. 바탕이 되는 사진도 촬영해 두고 그림에 맞는 글도 준비해 오라고 하셨다. 1주일 동안 다니며 하늘도 찍고 길도 찍고 풀도 찍었다. 그림에 들어갈 짧은 글도 몇 개 연습했다.
오늘 수업 가기 전에 디지털 캘리그라피에 들어갈 글을 붓펜으로 써 보았다. 정성을 다해서 같은 글을 몇 번 쓰고 사진도 찍었다. 마지막에 빨간색 붓펜으로 낙관까지 그렸다. 사진이 하늘이라서 하늘과 어울리는 글을 찾았는데 마음에 든다.
오늘은 다른 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노인복지관에 갔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회원증으로 출석 체크를 하고 수업 준비를 하였다. 오늘따라 선생님이 기다려진다. 새로운 것 배우는 것을 아주 좋아하기에 마음은 아직 청춘이다.
내 작품
드디어 캘리 선생님께서 도착하셔서 출석을 부르고 수업을 시작하였다. 핸드폰을 꺼내라고 하셨다. 플레이 스토어에서 알려주신 앱을 깔았다. 앱을 실행하자 디지털 캘리그라피를 만들 수 있었다.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쉬워서 몇 개를 만들어 보았다.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글씨도 잘 쓴 것처럼 보였다. 너무 뿌듯하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어버이날 행사 때문인지 여덟 분만 출석하였다. 선생님께서 수채 캘리그라피 하는 것도 시범으로 보여주셨다. 엽서 크기 종이에 수채 물감으로 바탕 그림을 그려서 나눠 주시며 쓰고 싶은 글을 적어 오면 글씨를 써 주셨다.
왼쪽 카드가 내가 쓴 글씨
나는 카드를 남편에게 반짝 선물로 주려고글씨를 내가 써 보았다. 그게 의미 있을 것 같아서다. 회원 분들이 잘 썼다고 칭찬해 주셨다.다른 회원 분들은 모두 선생님께서 써 주셨다. 남편이 좋아하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은 디지털 캘리그라피도 배우고 남편에게 줄 카드도 만들어서 뜻깊은 수업이 되었다. 캘리 그라피 수업은 매주 수요일 오후에 있는데 올해 휴일이 수요일이 많았다. 국회의원 선거일과 근로자의 날도 수요일이고, 다음 주 부처님 오신 날도 수요일이라 아쉽다. 집에서라도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