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세월이 참 빠르네요. 내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신청한 지 벌써 1년이 되었어요."
"그럼 첫돌 축하해야지."
출근하는 남편이 퇴근하면서 케이크를 사 올 테니 파티 준비하고 기다리라고 한다. 역시 남편은 나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작년 8월 중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었다. 8월 15일에 쌍둥이 손자와 롯데 타워에 다녀오고 쓴 글을 처음 송고했다. 오마이 뉴스 시민기자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그 이전이지만, 내가 과연 기사를 쓸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 망설이다가 브런치 스토리 윤아람작가님이 올린 오마이 뉴스 시민기자 도전기를 읽고 용기를 내 보았다.
처음에 기사를 쓰고 사진을 편집했지만 글 속에 배치하는 방법을 모르고 덜컥 송고해 버렸다. 기사를 송고하면 편집 기자님께서 적당한 곳에 사진을 배치해 줄 거로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저 웃음만 나온다. 두 번째 기사부터는 사진을 기사에 배치할 수 있었다.
오마이 뉴스에 첫번째로 채택된 글과 생나무 글
몇 편의 글을 야심 차게 올렸으나 역시 생나무로 가사는 채택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기대하지 않고 올린 글이 작년9월 초에 잉걸로 채택되었다. 어찌나 기뻤던지 원하던 일을 성취한 듯 날아갈 것만 같았다. 이때부터 자신감이 생겼다. 1년 동안 생나무 글로 삭제한 것까지 거의 100편 가까운 기사를 썼다. 매주 한두 편의 기사를 꾸준하게 송고하였다. 내가 생각해도 참 성실하게 썼다. 그런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 너무 성실하다는 거다. 생나무로 떨어지면 기운이 빠졌으나 꾸준히 기사를 써서 올리다 보니 기사가 채택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사 작성에 대한 안목도 생기게 되었다.
가끔 너무 욕심을 부려 글 하나에는 한 가지 주제만 써야 하는데 필요 없는 사연까지 여러 가지를 섞어서 썼다. 그러다 보니 기사의 주제가 뒤죽박죽일 수밖에 없었다. 편집 기자님의 쪽지를 받고서야 내 글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조언을 해주신 최은경 편집 기자님이 감사하다. 내 기사 쓰기의 스승이시다.
시민기자 1년, 일상이 기사가 되었다
오마이 뉴스 시민기자가 되면서 일상이 기사가 되었다. 가족과의 추억은 '사는 이야기' 기사로, 여행 다녀온 후에는 '여행' 기사가 탄생했다. 특별한 전시회에 다녀오면 '문화' 면에,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어도 기사가 되고, 책을 읽으면 '책동네' 기사가 되었다. 일상이 기사가 되기에 평범한 일상이 특별함으로 남고, 일상이 지루하지 않고 늘 즐거웠다.
길을 걷다가도, 가족 행사에서도, 지인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기삿거리가 있을까 늘 귀를 쫑긋 한다. 지난봄에 퇴직한 분들을 만나서 나눈 이야기에서 '노인 둘이 사는 집은 몇 평에 적당할까?' 기사가 태어났고, 전원주택으로 이사한 선배 부부를 방문한 후에는 '나이 들면 어디서 사는 것이 좋을까...' 글이 탄생했다.
집에서 음식 만드는 일은 귀찮고 번거롭다. 특히 더운 여름에는 더 그렇다. 오마이 뉴스 기사를 쓰면서 요리하는 일이 즐거워졌다. 얼마 전에 쓴 '물컹한 가지무침, 꼬들꼬들하게 먹는 법'은 아주 간단한 요리였는데 많은 분이 읽어주셔서 감사했다. 요리가 자꾸자꾸 하고 싶어 진다.
하지만 기사는 일상 글쓰기와 조금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는 있었던 일과 그때의 느낌 등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된다. 기사는 글쓰기를 넘어서 글 안에 정보나 시사성이 담겨야 한다. 그래서 늘 진실하고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한다.
기사 쓰기는 맞춤법 검사도 꼭 하고, 가능하면 외래어보다는 우리말을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다양한 독자를 위해 어렵지 않게 읽힐 수 있도록 작성하고, 늘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며신중하게 작성한다.
기사를 꾸준하게 송고하다 보면 편집 기자님께 기사 청탁을 받기도 한다. 그럴 때는 주변에 있는 분들을 취재하여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한다. 청탁받은 글이기에 평소 기사보다 신경 써서 여러 번의 퇴고 과정을 거쳐서 송고한다. 글이 채택된 후에는 자연스럽게 독자들의 반응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댓글과 추천, 조회수도 살피게 된다.
시민기자 1년,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산 1년이 참 보람 있었다. 기사를 쓰며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고, 일상이 기사로 거듭나며 관심 분야도 생겼다. 시니어 그룹으로 활동하다 보니 우리나라 노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도 65세가 되어 막 노인 반열에 진입했으나 노인이란 생각을 크게 하지 않았는데 이제 노인 문제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뉴스나 인터넷 기사에서 노인 문제가 거론되면 꼭 기사를 검색하여 정확하게 확인해 본다. 고마운 것은 가족들도 적극적으로 기사 작성을 도와준다. 가족 행사를 할 때도 사진을 찍어 전달해 주고, 기사가 될만한 것이 있으면 알려준다. 우리 가족 모두가 시민기자 같다.
다시 시작하는 새로운 1년도 오마이 뉴스 시민기자와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어떤 일상이 펼쳐지더라고 그 안에서 깨알 같은 기삿거리를 찾아내리라 믿어본다.
부족한 기사인데도 멋진 제목으로 편집해 주시는 편집 기자님께서 계시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기사를 통해 감사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좋은 기사 쓰려고 노력하는 시민기자가 되리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