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달라진 초등학교 교실

초등 2학년도 AI 수업받고, 교실엔 노트북 충전기에 로봇 청소기까지..

by 유미래


나는 초등교사로 퇴직하였다. 가끔 집 근처 학교에서 연락이 오면 시간강사로 나간다. 요즘 초등학교에 시간강사로 나가보면 놀랄 일이 많다. 퇴직하기 전에 근무했던 학교와 환경이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 지난달에 나갔던 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는 진로 교육으로 AI(인공지능) 수업이 진행되었다.


요즘 초등학교에는 다양한 영역의 외부 강사 수업이 있다. 전통 놀이 수업, 급식 잔반 줄이기 수업, 뜨개질 수업, 농구 수업, 진로 교육 등 정말 다양하다. 전문가가 와서 수업해 주니 학생들에게도 유익하고 즐거운 수업이다.


초등 2학년 AI수업 중

2학년 학생들에게 AI 수업을 어떻게 할까 궁금해서 지켜보았다. 태블릿을 학생 인원수만큼 나눠주고 태블릿에 들어있는 프로그램으로 장난감 키트를 움직이게 하는 수업이었다. 다음에는 물걸레(물티슈)가 달린 로봇 청소기를 만들어 책상을 닦으며 2학년 학생들이 놀이처럼 즐거워했다.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학생들은 더 하고 싶다고 아쉬워했다.


이제 초등학교 수업은 노트북으로, 교실 청소는 로봇 청소기가


왼쪽은 태블릿 PC가 들어있고, 오른쪽에는 노트북이 들어있는 충전기

인천은 요즘 초등학교 4, 5, 6학년 교실에는 노트북 충전기가 있어서 언제든지 노트북을 꺼내서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내가 시간강사로 나갔던 6학년 교실에는 충전기 두 대가 교실 앞에 있어서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하나는 태블릿 PC이고, 하나는 노트북을 충전하는 거라고 했다. 때에 따라서 태블릿과 노트북을 번갈아 가며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태블릿은 큐알 코드를 찍어서 하는 수업에 주로 활용하고, 노트북은 정보를 찾아서 조사하는 수업에 활용하는데 노트북을 더 많이 이용한단다.


노트북으로 자료 찾는 학생들

이번 6학년 사회 수업 주제는 '지구촌 갈등의 모습과 원인 알아보기'였다. 학생들은 자기 번호가 쓰인 노트북을 가져다가 교사가 나눠준 '지구촌 갈등 보고서' 학습지에 한 시간 동안 조사한 내용을 작성하였다. 뉴스를 찾아보고 인공지능에게 물어보고, 인터넷 포털에 올라온 자료를 검색하여 각자 조사한 내용을 작성했다.


다음날 사회 시간에는 한 명씩 나와서 전날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다. 가장 많은 주제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관한 것이었고, 남북한 문제, 수단, 시리아 내전, 인도와 파티스탄 분쟁 등 무거운 주제였지만, 나름대로 정리한 것을 잘 발표했다. 중간중간 궁금한 것은 질문도 하면서 의미 있는 수업이었다.


교실에 있는 로봇 청소기 충전기와 청소하는 모습

수업이 모두 끝나고 집에 가는 시간, 학생들은 의자를 올려놓고 떨어진 물건만 줍고 돌아갔다. 오늘 청소 당번 한 명이 로봇 청소기 전원을 누르니 로봇 청소기가 책상 아래와 교실 구석구석을 다니며 청소해 주었다. 학교에 가끔 나가지만, 이런 청소 풍경은 처음이어서 참 신기했다. 아침에 오니 전날 교실 청소한 로봇 청소기가 자기 자리에 돌아와서 충전 중이었다. 학생들에게 로봇 청소기 사용에 대해 물어보았다.


"교실에서 로봇 청소기로 청소하니 어때요?"

"저희가 청소 안 해도 되니 좋아요."

"혹시 로봇 청소기로 청소하며 불편한 점은 없나요?"

" 로봇 청소기가 책상 사이 작은 틈과 구석 쪽은 깨끗하게 청소를 못해서 아침에 쓸어줘야 해요. 그리고 충전이 끝나면 청소하다가 충전하러 가서 교실이 깨끗하지 않을 때도 있어요."


요즘 로봇 청소기를 사용하는 가정이 많다. 우리 집에도 로봇 청소기가 있다. 생각보다 구석구석 청소를 잘해주고 알아서 충전기를 찾아서 돌아온다. 참 똑똑한 로봇이다. 아직 교실에서 로봇 청소기 사용하는 학교는 많지 않지만, 청소기처럼 곧 교실마다 로봇 청소기가 들어올 날도 머지않았을 거다. 이제 학교도 로봇 청소기가 청소해 주는 시대가 온 것이다.


청소 끝내고 책상줄 맞춘 교실

내가 본 대부분 초등학교 교실 청소 풍경은 학생들이 자기 자리 주변을 작은 개인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다 같이 청소하고 돌아가면, 교사가 책상 줄을 맞추고 교실 청소를 마무리하는 것이 보통이다. 나도 시간강사로 나갈 때는 이렇게 청소한다.


요즘 학생들은 하교 후에도 바쁘다. 방과후학교 수업에 가고, 학원에 가는 학생이 많아서 방과 후가 더 바쁜 요즘 아이들이다. 하지만 집에서도 아이들이 청소 안 하는데 학교에서조차 청소하는 것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실 청소를 로봇 청소기가 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것인지, 학생들이 청소할 기회를 빼앗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제 인공지능은 일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나도 몇 달 동안 노인복지관에서 인공지능(AI) 수업을 받고, 신세계를 만난 것처럼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인공지능을 모르면 일상이 불편한 시대이다. 정부에서도 인공지능 시대를 열어간다고 하니 인공지능에 대한 공부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실시하여 학생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잘 적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오마이뉴스에서 인기기사 1위에 오른 내 기사(브런치글과 기사는 제목이 다름)


https://omn.kr/2g8jl



*출간한 내 책

https://m.yes24.com/Goods/Detail/14757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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