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를 만난 건 행운이야>를 읽고

[리뷰]2년 차 초등학교 교사인 크리에이터 힐링쌤(임정연)첫 에세이

by 유미래


2월에 반가운 책을 만났다. 어렵게 임용고시에 합격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임정연 작가님이 쓴 <너희를 만난 건 행운이야>(2026년 2월 출간)다. 누적 조회수 2천2백만 뷰 교육 크리에이터 '힐링쌤'으로도 활동하는 분이다. 이 책이 반가운 이유는 요즘 학교가 어렵다고 하는데 2년 차 초임 교사가 학교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눈길을 끌었다. 저자는 대학 후배이기도 하다.


책 표지

이 책은 표지부터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다. 책 제목에서도 저자가 아이들을 많이 사랑하는 선생님임을 느낄 수 있다. 나도 교사로 31년 6개월 동안 초등학교 학생들과 생활했기에 초임 교사의 학교생활이 쉽지 않음을 알기에 저자는 뭔가 다른 교육관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았다. '너희를 만난 건 행운이야 '라니 그 행운이 궁금해졌다.


임용고시 2차 불합격, 돌아보니 선물


저자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꿈이 '리틀 김연아'였다. 피겨스케이트를 배우고 싶어 엄마를 졸랐다. 엄마는 조건을 내거셨다.


"이번 시험에서 올백 맞으면 고!"


그땐 초등학교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던 때였다. 저자는 전 과목을 백 점 받고 김연아 선수가 연습하던 스케이트장에서 매주 토요일 피겨스케이트를 배울 수 있었다. 저자는 스스로 '공부가 주특기'라고 말한다. 한 번 목표를 정하면 해내고야 마는 성격인 저자는 전 과목 올백도 가능한 사람이었다.


저자는 '제2의 김연아'만큼이나 원대한 꿈을 품고 서울교육대학교에 입학하였다. 나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꿈이 선생님이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지만,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나도 헬렌켈러를 훌륭하게 키워낸 설리번 선생님처럼 좋은 선생님이 되는 원대한 꿈을 꾸었었다.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는다.


저자는 교대를 다니면서 교대생으로서는 유일하게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한복 모델에도 도전하여 '선(善)의 입상'이라는 행운도 얻었다. 이처럼 저자는 무슨 일이든 마음만 먹으면 하는 사람이었기에 임용고시도 거뜬하게 합격할 줄 알았다. 하지만 임용고시는 달랐다.


"임용고시, 넌 누구냐?"
임용고시는 내게 가까이 가고 싶어도 도무지 가까워지지 않는 밀당의 귀재처럼 느껴졌다.


임용고시 1차 시험은 필기 과목만 11개다. 거기다 교직 논술 시험도 치러야 한다. 임용시험은 11월에 수능과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다. 긍정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저자도 임용 시험공부는 만만하지 않았다.


나의 임고 생활은 매일이 흔들림의 연속이었다. 공부를 하며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침에는 감사일기를 쓰며 긍정 충전을 했다가도 저녁엔 무너질 듯 눈물을 흘렸던 나처럼 자신의 부족함을 마주하는 날이 분명 온다.


저자는 힘들게 치른 1차 임용고시에는 합격하였다. 이제 2차 시험만 합격하면 된다. 서울 2차 임용고시는 이틀 동안 진행된다. 2차 시험은 교수·학습 과정안 작성, 수업 실연, 영어 실연, 심층 면접, 영어 면접이다. 저자는 '이제 됐다! 면접은 붙을 수밖에 없지.'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스터디원들과 함께 차근차근 2차 시험을 준비했다.


자신만만했던 임용고시 2차 시험에서 저자는 아쉽게도 떨어졌다. 교대를 졸업하고 쉬는 동안 다른 진로를 생각해 보며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론은 교육에 끌렸다.


내가 가장 자신 있게 설 수 있는 무대가 바로 '교단'이었다. 직접 기획하는 수업은 하루하루 빚어내는 작품이고, 교실은 내가 마음껏 말하고 춤출 수 있는 무대다. 순수의 결성체인 아이들은 교사의 나눔을 흡수하고 더한 사랑을 만들어낸다.


저자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이번에도 떨어지면 교단을 떠나겠다는 각오로 임용고시라는 바다 앞에 다시 섰다. 가장 먼저 한 일이 SNS를 끊었고 '공부가 주특기'라는 자부심도 내려놓았다. 재수하며 강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활방식도 바꾸었다. 미라클 모닝대신 수면의 양과 질을 지켜 공부의 질을 높였고, 완벽주의를 내려놓았다. 다음으로는 '쉼은 사치'라는 착각을 버리고 행복 버튼인 소소한 일탈을 즐겼다.


그렇게 1년 동안 집과 독서실을 오가며 공부에 집중하고 면접 멘토링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는 등 최선을 다해 공부한 결과 2024년 2월에 임용고시에 최종 합격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것도 임용고시 최초 '교육과정 80점 만점, 논술 20점 만점'의 영광을 안았다. 저자는 그제야 '돌아보니, 그 모든 시간이 선물이었다.'라고 말한다.


불합격이라는 실패 덕분에 나는 왜 교사가 되고 싶은지 이전보다 더 또렷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교육을 사랑하는 이유를 되짚는 계기가 되었고, 교육자로서 도전하고 싶은 방향도 뚜렷해졌다.


교실에서 피어나는 꿈, 꿈이 현실이 되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저자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었다. 책을 읽으며 저절로 행복한 학교생활이 되길 응원해 주었다. 서울은 신규교사가 발령 나면 학교에서 신규교사를 데리러 교감이나 부장 교사가 교육지원청으로 간다. 교육지원청에서 신규교사 임용식이 열리기 때문이다. 나도 몇 번 해온 일이라 저자의 발령 첫날 일정을 따라가며 긴장하고 발령받은 학교로 갔을 저자가 떠올랐다.


저자는 학교에서 영어 전담교사로 시작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신규교사는 첫해 영어 전담교사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몇 년씩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개학을 앞두고 첫 수업 전에 걱정되어 1년 먼저 임용고시에 합격한 친구들에게 노하우를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다.

"절대 치아를 보여선 안돼."


임용고시 합격 1년 선배가 한 말이라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학생들 앞에서 웃지 말라는 말이다. 오래전 내가 처음 발령받았을 때 선배 교사가 해준 말과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전략은 접어두었다. 대신 첫 수업에서 무서운 선생님이 아닌 '짜라빠빠'에 맞추어 춤을 추는 재미있는 선생님이 되었다.


어린이날을 축하하는 미니 콘서트에서는 운동장 가운데서 춤추는 선생님이 되었다. 초대했던 가수가 올린 SNS 영상으로 조회수 50만 회를 넘겼는데 이것을 계기로 크리에이터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다. 감기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은 날에는 몸짓으로만 수업하는 '묵언 수업'을 하였고, 교육 디자이너의 꿈도 꾸었다. 요즘 아이들 언어습관 개선을 위해 진행한 '품격어 교육'은 모든 학교에서 실시하면 좋겠다. 저자는 겨우 2년 차 교사인데 교육열이 남달랐다.


초등 임용고시 최초 만점
임정연 선생님의 수석 공부 멘토링
장소: 서울교육대학교 그랜드홀
일시: 2024.02.05.


저자가 태블릿 PC 배경 화면에 설정해 두었던 꿈이 현실이 되었다. 임용 준비 시절부터 도움이 되었던 교감 선생님 제안으로 모교 그랜드홀에서 임용고시 특강으로 강연을 하게 되어 저자의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저자는 말한다.


교사가 되었기 때문에 다른 꿈들을 내려놓아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교사가 된 덕분에 작가도, 전시 기획자도, 방송인도, 강연자도 될 수 있었다. '힐링쌤'만의 서사를 쌓으니 뜻하지 않았던 기회들이 찾아왔다.


요즘 학교가 어렵다고 한다. '교단이 무너졌다.'는 이야기는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저자는 겨우 2년 차 초등학교 교사다. 하지만 42년 6개월이나 교직에 있었던 내 눈에도 훌륭한 교사다. 저자인 임정연 선생님의 긍정 에너지가 대한민국 구석구석 뻗어나가면 좋겠다.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학생들을 사랑하고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교사로 교단에서 오래도록 행복하길 바란다.


이 책은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도, 이미 교사가 된 분들에게도, 바라보는 학부모님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책이다. 임정연 선생님을 비롯해 현직에 계신 모든 선생님이 2026년에는 '교사가 행복하면 아이들도 행복해지고, 교사가 불안하면 아이들도 불안해진다.'는 명제처럼 선생님들이 행복하게 학교 생활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어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가 되길 온 마음으로 응원한다. 교실과 교사를 보호하는 일은 곧 아이들을 보호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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