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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 소

새의 소중한 하얀 깃털이

시간의 성 안에

소리 없이 내려앉는다

혼돈에 버려진 아이들아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네


깨어난 사람들은

달콤한 열매를 빨고

피 속에는

매혹적인 향이 흐르고 있네

빛과 그림자의 질서 속에서

겨우 머물며

허무와 현실의 틈에서

쾌락을 찾네


아담의 정원엔

이브를 위한 꽃이 잔뜩 피어나고

그녀는 무표정하게 긴 채찍을 휘두르네

자신을 길들이듯

야수에게 하듯


어느새,

폐쇄했던 성문이 열리고

아이들은 잠에서 깨어나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끝없는 들판 위에서

거침없이 밤을 쫓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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