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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 수업을 해요 -(1)

by Adela

민아는 1주일에 한 번 하는 한글교실 수업이 금방 돌아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첫 수업은 잘 끝냈지만 진도는 많이 나가지 못했다. 두 번째 수업에서 본격적으로 한글 자음을 배웠다. 강의계획서는 만들어 두었지만 잘 지키려면 강의 시간 계산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처음 늘솔학교 학기가 시작될 때쯤이면 연례행사처럼 다가오는 것이 있었다. 바로 참관수업이다. 민아처럼 새로 온 선생님들을 도와주기 위해 만든 제도였다.


3주 차 수업에는 기존 선생님들 중 몇 명이 새로운 선생님들 수업에 같이 들어왔다. 초등학교처럼 참관 수업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 선생님이 좋았던 점과 조언을 해주고 싶은 점을 적어서 신입 선생님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었다.


민아는 수업 평가를 받는 느낌에 조금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어르신들 앞에서 수업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이번 참관 수업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기존 선생님들이 어떤 이야기를 전해 줄지 은근히 기대가 되기도 했다.


민아는 2주간 수업을 해오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어르신들과 수업 중간에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그러다 보니 두 번째 수업에서는 사실 진도 나가기 급해진 면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속도가 빠른 건 아닌지 고민이었다. 그렇다고 진도를 너무 느리게 나가면 이번 한글교실에서 한글을 떼고 싶어 하시는 학생들의 꿈과 멀어질 수도 있다.


‘내 수업은 어떤 수업일까? 고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감도 안 잡히네.. 참관수업이 끝나면 좀 알 수 있겠지?‘


이 날은 수업 전에 더 만반의 준비를 해 갔다. 강의실에 들어가니 맨 뒷줄에 찬영, 다솜, 사라 선생님이 앉아 있었다. 서로 짧게 눈인사를 건네고 시간 관계상 바로 수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학생분들이 맨 뒤에 앉은 다른 선생님들을 보고 호기심을 보이는 눈치였다.


“어 모르는 선생님들이네요? 어쩐 일로 같이 오셨어요?”


“찬영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는 얼굴을 보고 인사하는 분들도 있었다. 민아는 오늘은 참관수업을 하는 날이라고 설명드렸다.


“어머 내가 다 긴장되는데요? 민아 선생님 파이팅이에요!”


장미 할머니가 응원을 해주셨다.


’ 평소처럼 수업해 보자. 평소처럼!’


민아는 긴장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저번보다 더 큰 목소리로 수업을 이어갔다. 그래도 중간에 힐긋힐긋 맨 뒤를 보게 되기는 했다. 선생님들이 평가지를 보면서 뭔가 적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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