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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나누는 간식

by Adela

늘솔학교에서는 저녁 첫 수업이 끝나고 3교시 수업을 하기 전에 간식 시간이 15분 정도 있다고 했다. 간식은 시간이 되는 선생님들이 다 같이 준비한다고 했다. 2교시 수업을 하는 동안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이 준비를 해서 강의실로 간식을 가져가는 것이다. 오늘 민아는 수업이 끝나고 남아서 간식 준비를 돕기로 했다.


수업 자료를 챙긴 민아는 마무리 인사를 마치고 교무실이라고 불리는 동아리방으로 갔다. 몇몇 선생님들이 이미 와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저번에 남매라고 소개한 다솜과 선호였다.


“민아선생님 오셨네요! 저희가 재료는 조금 꺼내 놓았어요.”


다솜 선생님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네 안녕하세요. 오늘은 떡볶이네요! 이제 같이 해요.”


민아는 부모님과 살고 있어 요리를 많이 해보지는 않았다. 떡볶이도 몇 번 안 해봐서 자신은 없었지만 요리하는 건 재밌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남매끼리 어떻게 그렇게 사이가 좋으세요?”


재료를 정리하던 민아가 물었다. 사실 저번부터 궁금했었다.


“아 아니에요~ 우리도 어릴 때는 싸울 때도 많았어요. 어릴 때부터 좀 붙어 다니기는 했지만요. 근데 동생이 군대 다녀온 후로는 잘 싸울 일이 없네요. 얘랑 수다 떠는 게 재밌긴 하거든요.”


다솜 선생님이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제가 누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긴 하죠. 서로 연애 상담도 하고요.”


선호 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부러워요. 동생이랑 같이 봉사도 하러 오고요!”


민아도 남동생이 있었지만 늘솔학교 이야기를 하면 동생이 과연 같이 올지 궁금해졌다. 누나와 같이 활동하기 부끄럽다고 할 것 같은데. 진짜 사이좋은 남매도 있구나.


다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만들다 보니 어느덧 떡볶이가 완성되었다. 냉장고에 미리 있던 음료수와 종이컵도 준비했다. 어르신들이 간식을 드시면서 좋아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뿌듯했다.


다솜 선생님으로부터 간식 시간이 시작된 사연도 들을 수 있었다. 늘솔학교 수업이 저녁 시간대라 학생들이 제대로 저녁 식사를 하고 오기는 애매하다고 했다. 마지막 시간이 되어갈수록 배고파하는 분들이 많아서 만든 시간이라고 했다.


민아와 선생님들은 완성된 간식을 조심스럽게 들고 강의실로 향했다. 다음 수업까지 남은 쉬는 시간에 맞춰 도착하도록 시계를 잘 확인하고 출발했다. 처음이라 하나하나 정성 들여하게 되었다. 중등반이라 처음 뵈는 분들이었지만 다들 따듯하게 맞아주셨다.


“떡볶이가 너무 맛있어요.”


“선생님들 이렇게 항상 간식 준비도 해주시고 감사합니다.”


엄지손가락까지 들면서 칭찬을 해주시는 분도 있었다. 요리에는 초보였는데 다들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민아는 마음이 뭉클했다. 공부하느라 멀리까지 오는 분들도 있고 저녁이라 배가 고프실만했다. 새삼 학생분들의 공부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힘내시라고 절로 응원하게 되었다. 민아는 다음 간식도 맛있게 준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음까지 나누는 간식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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