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질문의 편지>프로젝트 - 6월의 편지
(질문)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를 보며 나에게 타임슬립이 가능한 장치가 있고 내 인생을 뒤바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한 순간으로 돌아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나는 어느 시점으로 돌아갈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가벼운 마음으로 이 질문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면 재미있을 것도 같고 어쩌면 이 질문에 답하며 내 인생에 가장 소중한 한 점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다양한 선택을 해왔다. 크고 작은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삶을 살게 되었고 지금의 내 모습이 되었다. 만약 당신에게 인생의 어느 한 순간으로 타임슬립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어느 시점으로 돌아갈 것인가? 과거의 순간으로 돌아간 당신은 이전과 같은 삶을 다시 살 것인가? 아니면 미래를 바꿀 수 있도록 다른 선택을 할 것인가? 그 이유는? - 별담
(답변)
나는 조금은 괴로웠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아무래도 고등학교 2학년 때가 좋겠지. 아직은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도 살아 계시던 때이다. 그 때는 몰랐는데 살다 보면 할머니, 할아버지와 대화를 해보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모르는 인생의 지혜를 가지고 계실 것 같아서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다. 그 때로 돌아간다면 특히 외할머니와 대화를 더 해보고 싶고 할머니댁을 가능하면 더 자주 찾아뵈고 싶다.
그리고 고3이 되기 전 마지막 준비를 해야 한다는 듯이 과열된 학교 분위기 속에서 무언가에 짓눌린듯 항상 주눅 들고 불안해 했던 모습도 바꿔보고 싶다. 고3 시절이 진짜 수험생인 건데, 아직 2학년 때부터 다른 친구들에게 휩쓸렸던 것 같다. 선행학습을 누구는 어디까지 다 끝내고 복습만 한다더라, 지금 시점은 이미 늦었다더라. 이런 말들이 내색하진 않았어도 힘이 들었고 공부 의욕도 점점 떨어졌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몸도 자주 아프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괜히 먼저 겁을 먹기도 했다. 스트레스 받을 바에야 쉴 때는 쉬고 부족한 부분은 차근차근 공부를 놓지 말고 해 나갈 걸 싶다. 그랬다면 지금과는 다른 전공을 선택하거나 다른 학교를 가게 되었을까? 그것까진 모르겠다. 다만 스트레스만큼은 덜 받았을 것이고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낼 수 있었을 것 같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제일 아쉬운 것이 가족과 시간을 더 같이 보냈으면 좋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포함해서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현재에도 부모님과 시간을 좀 더 자주 보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중에 또 돌아보았을 때 아쉽지 않도록.
2024년 <질문의 편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매달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프로젝트입니다. 6월의 편지 질문과 저의 답변을 공유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