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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Jun 12. 2024

묻지 않는 게 나은 질문들

명절이나 휴일에 가족 모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모임을 일부러 피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직장에 일이 있다고 하고 늦게 가거나 아예 못 간다고 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 친척들이 늘 반갑지만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 때문이라기보다 별 것 아닌 듯 묻는 이야기들이 가슴을 비수처럼 찌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졸업은 언제 하니?”

“취직은 했니? “

“어느 직장 다니니?”

“연애는 하고 있니? 결혼은 언제쯤 생각하니?”


이 정도 질문은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은 것 같다. 실제로 그냥 안부차 물어보신 것일 수도 있고 관련해서 정보를 주실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궁금해서 물어보는 질문들도 많다. 젊은 세대에게는 쉽게 답할 수도 없고 답을 안 할 수도 없는 아픔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모르신 채로. 괜히 주눅이 들게 하기도 하고 하나하나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들도 많다.


조금 더 사적인 영역도 마찬가지다. 연애를 하는지 물어보기도 하지만, 애인이 있다고 하면 결혼은 언제 하는지 물어본다. 결혼을 이미 한 경우에도 준비된 질문은 이어진다.


“아이는 언제쯤 가질 거니?”


아이가 있다면 또 이어지는 질문도 있다.

“둘째는 언제 가질 거니?”


사실 딩크족도 있지만 난임 부부도 있다. 아이를 가진다는 것이 말처럼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도 살면서 직접 알게 되긴 했다. 그래서인지 웃어른들을 만났을 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질문은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학교에서 학년을 하나씩 올라가듯 인생도 매번 단계 단계별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 텐데 말이다. 그 단계라는 것도 사실 허상인 것 같다. 사람마다 일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인생 경로도 다양하게 꾸려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모두가 이런 부분을 동일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만약 안부가 정말 궁금하다면 뻔한 질문, 피상적인 질문보다는 그 사람의 상황에 맞는 질문을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아니, 때로는 묻지 않는 것이 나은 질문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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