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시대

BY 21세기 시선

나는 X세대다. 나는 낭만을 생각하면서 살진 않았지만, 중요한 갈림길의 시점에서 엉뚱한 상상을 한 적이 있다. '만약 미국 가서 미친듯이 성공해서 유명인이 되었다고 치자, 그래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마천루에 파티를 열고 세계 각국 유명인들을 초대해 성대한 파티를 열 정도까지 되었다고 치자, 그분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을 때, 나는 그분들과 무엇에 대한 얘기를 나눠야하지. 정치, 문화, 돈, 인류의 귀한 분들을 한 자리에 초대했는데, 그정도 되면 인류 평화와 행복 뭐 그런 큰 대화를 나눠야하는거 아닐까, 근데 진짜 성공이 뭘까. 근데 미국에 가면 세상의 답이 있을까'


지금 생각하면 웃기기도 하고 말도 안되는 황당한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다가, 미국에 가도 별다른 답이 없을거란 이 황당한 상상 하나로, 미국을 향해 불타던 마음의 불이 순식간에 미련 없이 꺼져버렸다. 그때의 나는 이 정도로 건방지고 교만했던 것 같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어떤 작용이 있어서 그것이 나의 발목을 잡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엉뚱한 이 상상이, 나의 낭만의 끝이자, 새로운 낭만의 시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지금 시대를 낭만이 없는 메마른 시대라고 하지만, 나는 이 시대 또한 낭만이 가득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해야 할 일이 가득하고, 배우고 공부할 것이 가득한 세상, 성장의 기회가 열려 있는 세상. 답이 없어서 답을 찾아 헤매는 혼란한 세상, 그래서 찾아야 할 답이 한가득인 세상. 세상에 펼쳐지는 희한한 도구들. 지금이야말로 최고의 낭만의 시대가 아닐가 싶다.


어린 시절 찰나의 엉뚱한 상상 덕분에 감사하게도 지금 이 자리에 있다. 그래서 그 황당한 상상이 나의 낭만의 끝이자 새로운 낭만의 시작이었던 같다. 나는 지금 내 인생 최고의 낭만의 시대를 살고 있다. 나중에 시간 지나서 나의 젊은 세대는 그것이 낭만이었고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었고 그 힘이 있어서 오늘날 내가 이렇게 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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