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던 나를 제대로 알수 있는 방법

나도 모르는 나를 화끈하게 제대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책? 아니다. 여행? 아니다. 명상? 아니다. 나를 힘들고 아프게 하는 사람에게 감사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누군가 나를 아프고 힘들게 한다면, 나도 똑같이 누군가를 그렇게 힘들고 아프게 했기 때문이다. 뿌린 씨는 반드시 거두게 되니까. 나를 힘들고 아프게 한 사람은 바로 오만한 나 자신이니까.


또 한 가지 이유는 그 사람의 모습이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상대는 거울이 되어 못된 나를 적나라하게 비춰주고 있기 때문이다. 똑같아서 부딪치는 것이다. 만약 내가 단수가 높다면 절대 부딪치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길 것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특별한 날이었다. 마음의 근력을 키울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결과가 뻔히 보이는 일, 두번 해야 하는 수고를 치뤄야 할 게 뻔히 보이는 일. 하지만 상대는 그 길이 지름길이니 그렇게 하라고 했다. 이유가 있지 싶어 하루가 걸려 그렇게 했다. 하지만 내 예상대로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래놓고 상대는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다. 왜냐면 처음부터 날 위한 배려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야속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 없었다.


이 일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이거 하나는 분명하다. 그 말을 듣고 움직인 것은 나다. 그리고 상대의 그 모습은 바로 남을 대하는 나의 모습일 것이라는 것. 내가 그러지 않고서야 상대가 나에게 그런 행동은 절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알 수 없다. 그러니 상대가 나에게 하는 태도와 행동을 거울삼아 나 자신을 되돌아 봐야 한다. 누군가 나를 거울처럼 비춰주고, 그 모습을 통해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예전엔 이런 일이 있으면 삐지고 화내고 유치한 줄 알면서도 오래갔다. 그러면서 힘든 건 나 자신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좀 다른 마음이 든다. 물론 아직까지는 처음엔 욱하는 마음도 서운한 마음도 드는 건 사실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상황의 본질은 나로부터 비롯된 것이니 상대에게 감사함과 함께 미안함도 동시에 든다.


오늘 이런 일이 있은 덕분에 내 안 깊숙이 또아리 틀고 있던 왜곡된 리더십을 마주했다. 예전에 내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행동했었던게 떠올라서 얼굴이 화끈거렸기 때문이다. 그때 조용히 나의 뜻을 따라주던 사람들이 이런 심정이었겠구나 싶으니 너무 미안했다. 왜냐면 그들은 지금 아무도 내 곁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그 일로 나는 상대에게 서운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아직 나는 단수가 높지 않은게 분명하다. 그래도 해지기 전에 상대에게 미안하다고 먼저 말했다. 비록 상대는 미안하단 말은 하지 않았다. 그 정도로 내가 미안하다는 말에 인색하며 살아온 모양이다.


상대가 있었기에 내 안의 문제점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나 혼자였다면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고, 나는 제잘난 맛에 왜곡되어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아프고 힘들 수 밖에 없는 삶의 순환이 계속 될 것이다.


그러지 않도록 미리미리 호되게 일깨워주고 꿀밤을 주는 이런 인연들이 항상 곁에 있어주니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인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그릇이 키워지도록 부지런히 노력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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