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 만난 작은 기쁨

삐뚤삐뚤 나만의 코끼리 만들기

by 시더루츠


태국 치앙마이에 머무르던 어느 날, 나는 평소와 달리 새로움이 깃든 사원을 찾았다. 사원의 외벽은 마치 은빛 파도처럼 반짝이며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신 빛을 흩뿌렸다. 정교하게 새겨진 용과 신들의 문양은 살아 움직이는 듯했고, 섬세한 곡선과 화려한 장식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은빛 장엄함 속에서 내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으면서도 동시에 경쾌하게 설레었다. 그곳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빛과 예술, 그리고 신비가 어우러진 하나의 거대한 그림 같았다.


그러다 사원 옆에서 우연히 작은 핸드메이드 공방을 발견했다. 관광객들이 앉아 망치질을 하며 굿즈를 만드는 모습이 보였다. 그때 한 아이가 다가와 다정하게 물었다.
“해볼래요?”

나는 사원을 먼저 둘러본 뒤 돌아오겠다고 답했지만, 내면아이는 아쉬운 듯한 느낌이었다.


사원에서 명상을 하며 시간을 보낸 후, 나오자마자 내면아이는 다시 속삭였다.

“그거 해보자.”

그래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가장 만만해 보이지만 동시에 귀여운 코끼리 모양을 골라 굿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 코끼리 모습

쇠판 위에서 망치질을 하며 모양을 잡아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삐뚤빼뚤했지만, 점점 몰입하면서 기묘한 즐거움이 찾아왔다. 작은 망치질 하나하나에 내 집중과 웃음이 묻어났다.


KakaoTalk_20250930_163447840_02.jpg 망치질로 열심히 만드는 중

마지막으로 사인을 남기라는 말에 나는 ‘브런치에서 쓰는 이름’을 새겨 넣었다. 그대로 새기니 나만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이제 끝인가 했는데, 직원이 배경 색을 칠해 보겠냐고 권했다. 다른 작품의 화사한 빛깔을 보니 욕심이 났다. 그래서 다시 망치를 들어 배경까지 완성했다.


KakaoTalk_20250930_163447840_03.jpg 나만의 코끼리 굿즈 완성!

직원이 마지막 손길을 더하자, 마침내 나만의 코끼리 열쇠고리가 완성되었다. 어설프지만 정직한 모양, 그 속에는 내가 쏟아부은 집중과 즐거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내면아이는 어린아이처럼 크게 웃었고, 나는 그 웃음을 느끼며, 따뜻한 기쁨을 마음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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