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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무경 Apr 02. 2024

사랑의 층 구조론(層構造論){켜 얼개론} [1] 실마리

사랑은 세 개의 층[켜]으로 이루어져 있다

목차

[1] 사랑의 층 구조론 실마리

[2] 심원층(深源層)

[3] 평가층(評價層)

[4] 적응층(適應層)

[5] 층 구조론의 효용성


[1] 사랑의 층 구조론 실마리

층 구조의 뜻과 접(接點)


사랑이란 나와 대상의 교류에서 작동하는 교감이다. 따라서 사랑의 교류에서 없어서는 안 될 첫 번째 요소는 나와 대상이다. 그리고 이 대상은 의지적 존재자이다. 의지가 없는 사물은 좋아함[호(好)]의 대상은 되지만 사랑함[애(愛)]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 대상과 긍정적으로 맺어지면 사랑이, 부정적으로 맺어지면 미움이 지향된다. 


나와 남⸺ 교류 대상인 의지적 존재⸺ 의 사이에 교류가 이루어지려면 서로의 사이에 교류를 맺어주는 발판으로서의 접점이 있어야 한다. 접점은 애증[사랑과 미움 ⸺뿐만 아니라 모든 교호⸺ 의 두 번째 요소이다.      

필자는 사랑*을 이어주는 이 접점의 짜임새, 곧 얼개[구조(構造)]의 핵심적인 요소가 세 가지라고 보고 이들의 얼개를 건물의 구조에 빗대어 바라보면서 3층의 [켜 얼개(3층 구조)]라고 부른다. 

*여기서부터 “사랑”이라고 부르는 개념은 “사랑과 미움”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사랑의 틀을 이루는 3가지의 연결 고리]인 켜[층(層)]에는

[a] 사랑의 대상인〘사랑하리: 사랑하는 대상인 남: 필자는 이를 "사랑하리" 줄여서 "하리"라고 부른다〙에 대한 긍정감을 일으키는 접점이 되는 켜.

[b] 사랑하리의 신체와 정신 등에 대한 끌리는 힘(매력)으로 이루어진 실질적 가치의 부분으로, 평가에 의해 그 우열이 판정되는 켜.

[c] 사랑하리와의 사귐을 익숙한 감정으로 맺어주는 적응{정듦}의 켜.   

  

사랑은 이 세 켜의 구조체다. [a][b][c] 들은 사랑하리의 신체와 정신 등에 대한 끌리는 힘(매력)으로 이루어진 실질적 가치의 부분으로,  그 것은 서로 건물의 켜[층(層)]처럼 연결되어 하나의 틀처럼 작동한다. 사랑의 긍정감을 일으키는 뿌리 격인 [a]를 필자는 사랑의 [심원층(深原層)]이라고 부르며 이 얼개의 1층으로 본다. 그리고 용재의 우열이 평가되어 우월함이 사랑으로 연결되는 [b]의 부분을 2층으로 여기며 [평가층(評價層)]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접촉을 통해〘사랑하니: 남에게 사랑을 주는 사람〙와 사랑하리의 친밀감을 익숙하고 부드럽게 맺어주는 [c] 부분인 얼개의 3층을 [적응층(適應層)]이라고 부른다.      


생물체로서의 인간에게는 행동의 동기를 주관하는 의지와 생명체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자원이 필요하다. 의지로 구성되어 있는 정신적 부분이 정애의 밑바탕인 1층을 형성하고 자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개체의 내용 부분이 사랑의 2층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인간관계의 매개소인 적응적 친화성이 감정의 3층으로 작용하여 3층인 감정의 층 구조를 이룬다.

*밑바탕이나 그 위에 있다는 표현은 각층의 위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켜 얼개에서의 역할을 나타낸다. 가장 중요한 층은 심원층이다.      


층 구조 접점의 핵심 요소

애증과 의지

틀[층 구조]은 사랑보다 위의 개념인 생명의 분야로서의 심신의 속성에서부터 시작되어 마음의 기능 가운데 하나인 감정의〘정애(情愛)〙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정애(情愛)에서는 아직 틀 구조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틀 구조가 뚜렷이 나타나는 곳이 사랑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이론을〘정애〙항목이 아닌 사랑의 항목에서 설명하려 한다.      


이 3층의 내용에 관해서는 다음 절(節)에서 설명하려 한다.   

  

애증과 감정

애증 자체의 핵심은 감정이다. 그런데 애증이 지향되는 대상은 의지적 존재자[자유 의지자]이다. 자유 의지자만이 이유의 근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존경이나 경멸, 기타 정념(시기 질투 선망 )은 모두 자유의지의 개념으로부터 연유한다.


좋음과 싫음은〘용재〙와 관계되고 사랑과 증오는 의지에 관계된다. 평가층은 타산적이고 심원층은 감정적이다. 


마음의 바탕에 품고 있는 마음씨를 [품씨]라고 한다. 품 속이는 여러 가지 품씨가 깔려 있는데 감성의 바탕에는 사랑과 증오의 품씨가 깔려 있다.

 

물론 바탕의 시초는 의식의 틀을 빼면 흰 종이[타브라 라사] 같은 빈 바탕이다. 일단 이 바탕에는 의식의 틀에 의해 깔릴 정애의 구조 ⸺정애의 조건⸺가 갖추어져 있다. 이 품씨는 대개 대상에 관한 선입견으로 짜여 있다. 


사람들의 교호 바탕에는 무엇이 깔려 있는가? 사랑인가 증오인가?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언제나 사랑스러울 수는 없다. 하는 짓에 따라서 때때로 사랑스러울 때도 있고 미워질 때도 있기 마련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 그런데 품씨의 바탕에 [사랑]이 짙게 깔려 있다면 미워졌다가도 끝내는 바탕인 사랑으로 되돌아오고 바탕에 [미움]이 깔려 있다면 사랑스러운 짓을 해도 마침내는 바탕인 미움으로 되돌아가기 쉽다. 


바탕 자체가 바뀔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처음에 깔려 있던 바탕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먼저 자기에 대한 사랑하리의 품씨에 사랑이 깔려 있는가 미움이 깔려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애증뿐만이 아니라 사람마다 이런 품씨가 다 깔려 있다. 


호혐의 켜 얼개에 관해 알아보자.  

    

호혐(好嫌)의 켜 얼개[층 구조]평가층과 심원층


호혐계{[좋음ㆍ나쁨] 및 [좋음ㆍ싫음]}는 둘 다 애증보다 영역이 넓은 정념으로서 호혐의 평가층과 심원층을 형성하고 있는 개념들이다. 


곧 [좋음ㆍ나쁨]이 유정자의 평가층적 감정이라는 점에서 주관성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감정이 적용 대상의 용질을 객관적 규준에 따라 평가하려는 태도에 기인하고 있다면 [좋음ㆍ싫음]은 대상의 용질 자체의 우열에 불구하고 전적으로 유정자의 주관적 태도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는 감정임이 분명하다. 곧 [좋음ㆍ나쁨]이 평가층적 정념이라면 좋음과 싫음은 심원층적 정념이다.

 

이렇게 볼 때 호혐은 앞에서 보았던 몇몇 정념들과는 달리 한 개념 안에 평가층적 정념과 심원층적 정념이라는 두 역할을 품고 있는 이중 구조의 감정이라 할 수 있다.      

호혐의 평가층은 [좋음ㆍ 나쁨]이며 호혐의 심원층은 [좋음[좋아하다]ㆍ 싫음(싫어하다)]이다. 


그런데 애증이 의지적 존재에게만 지향되는데 견주어 호혐은 모든 대상에게 지향되는 정애라는 이 차이는 호혐과 애증을 준별하는 중요한 징표의 하나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호혐이 비의지적 대상에게도 지향되는 정애인 까닭에 다른 징표가 없이는 아직도 이 두 정애의 차이가 무엇인가에 대해 명백하게 규명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더구나 일상적인 사용법에 따라서는 이 두 낱말을 더 이상 구별하기에 어려운 바가 있다. 그래서 이미 있는 이 이름들과 감정의 순수한 개념을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으며 좋음과 사랑은 개념에 의해서가 아니라 극히 주관적인 [정도]의 차이인 [양]으로 구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정도로 만족할 수가 없다.


호혐의 [정감]이나 [정애]에는 ⓐ의지자로서의 사람에 관한 정감 • 동물에 관한 정감 • 식물에 관한 정감과 ⓑ의지가 없는 물체에 관한 정감 ―보석 ∙경관 ∙ 상품―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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