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모두 함께 해야 하는가 봅니다!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아침. 평범하지 않은 건 아직도 내가 백수란 사실 하나뿐. 3개월 넘게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으면 누구든 이상하다고 생각할 거다. 그래서 결국 백수가 된 사실을 들켰다. 어머니께는 일찍 알려드렸고, 처가댁에는 근래에 알렸다. 이제 공식적으로 백수란 사실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그럼에도 한 명에게는 비밀을 지키고 있다. 아이에게는 비밀이다. 아직.
일을 그만두고 육아를 하게 되면서 아이와 친해졌다. 아이의 장난이 늘어났고, 아빠에게 부탁하는 일이 많아졌다. 엄마에게 애교를 부를 때 쓰던 '임미~~' 라는 말에 '이삐~~' 라는 아빠용 애칭이 추가되었다. 이제 '임미~ 이삐~~' 라고 부른다! 기쁜 일이다.
얼마 전, 아이와 엄마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엄마~~ 아빠, 일하러 안 가?"
"응~ 일하러 안 가."
"눈병 때문에?"
"아니~ 아빠 집에서 일해!"
"아빠 일하러 안 가면, 서후 장난감도 못 사고 맛있는 것도 못 먹는데?"
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나는, 아이에게 다가갔다.
"아빠 일하러 가면 좋겠어?"
"응~~"
역시 아이에겐 장난감이 최고였던가.... 살짝 서운한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질문해 본다.
"그럼, 아빠가 유치원 데려다주거나 이렇게 같이 못 있는데도 괜찮아~?"
"음~~~ 아니! 아빠 그냥 있어! 장난감 안 사도 돼!"
오.... 감동. 정말 정말 감동했다. 아직 아빠를 선택해 주는구나!? 너무 이뻐서 끌어안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엔딩은 아빠 엑스!! 하며 밀어내기로 끝났지만, 마음만은 해피엔딩이었다. 이래서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