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이 맞구나
아이와 나는 닮은곳이 많지 않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밖에나가도 아빠 닮았단 소리는 거의 듣지 못했었고, 아이를 봐도 날 닮았단 느낌은 없었다. 내 어린시절 사진과 비교해도 닮은 느낌이 아니다. 오히려 아내 어린 시절과 닮았다. 아들은 엄마 닮는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나의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길을 걷다가 재미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갑자기 지나가시던 어르신 한 분이 어머니와 나를 보고는 "누가 봐도 아들인 줄 알겠네!!" 라고 말씀하시며 지나갔다. 어머니는 웃으셨고, 나는 닮았나? 하고 생각만 했었다.
그리고 얼마 전, 눈이 빨갛게 되고 눈이 부었을 때. 아내와 나는 서로가 웃겨서 사진을 찍었었다. 거기엔 아내와 어머니 얼굴이 있었다. 아, 나는 어머니 닮은게 맞긴 하구나... 그래서 아이도 당연히 엄마만 닮은 줄 알았다.
아이의 구강 검진이 있어 치과를 찾았다. 이빨 상태를 체크하고, 이빨 사진을 찍었다. 아이는 편식이 엄청 심하다. 자기가 싫어하는 건 안 먹는다. 그런데 그 싫어하는 거에 초콜릿, 젤리와 아이스크림이 포함되어 있다. 사탕도 딸기맛 사탕만 먹다보니 사탕이나 젤리는 엄마, 아빠가 먹는다.(뺏어 먹는 거 아닙니다!) 그 덕분인지, 이빨 상태는 매우 좋다고 했다. 다행이다.
이제 곧 이빨이 빠지고, 새 이빨이 난다고 한다. 그런데 조그마한 문제가 있다고 한다. 새 이빨이 올라오고 있는데, 아랫니가 나올 공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확실히 좁다. 교정이 필요하다고 하신다. 세상에.... 이런 데서 유전의 힘이. 아이의 이가, 나랑 똑 닮았다. 아니, 아빠 할머니와 똑 닮았다. 나와 어머니는 아랫니 치열이 고르지 못하다. 이빨 하나가 뒤로 빠져있다. 아마 아이 이빨의 예정된 미래가 곧 아빠 이빨일 듯하다.
코를 중심으로 위쪽은 아내를, 아래쪽은 나를 닮았단 느낌이 있더라니. 그 느낌은 사실이었다. 이제 어디가서 "입은 저를 닮았어요!!" 하고 말할 수는 있겠다....
안 좋은 건 다 아빠 닮는다, 그치? 그래도 아빠 할머니랑 아빠 이빨은 오랫동안 문제없는 튼튼한 이빨이니까 봐줘라. 아빠 할머니도, 아빠도 지금까지 이빨 때문에 병원 간 적이 없을 정도로 튼튼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