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밖을 보는 이유

그렇게 아침을 깨닫는 구나!

by 펠릭스

우리는 빌라에 산다. 4층짜리에 옥상 바로 아래에 있는 층. 장점이라면 언제든 옥상에 갈 수 있다는 것, 단점이라면 엘리베이터가 없어 조금 힘들다는 점과 여름에 덥다는 점 정도. 그곳에서 우리 가족은 살고 있다. 골목길에 있는 빌라는 조망이 그렇게 좋지 못하다. 보이는 건 건물이고, 또 건물이고, 또 건물이다. 멋진 조망을 바라긴 어렵지만, 아이는 이곳에서 우리와 다른 것을 보고 느낀 모양이다.


아이는 이곳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이에게는 고향과도 같은 곳. 그러니 가장 익숙하고 또 즐거운 곳이다. 넓지는 않지만 아이는 잘도 논다. 잘도 숨고, 잘도 돌아다니며 잘 논다. 아기 때 떨어지지 말라고 설치해 둔 침대 가드는 담벼락이 되어 넘어 다니고, 글자 공부하라고 펼쳐둔 병풍은 이불을 위에 올려 작은 비밀 기지로 만든다. 크고 넓지 않지만, 재미나게도 논다.




아이는 우리 중 가장 먼저 일어난다. 그리고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하나 있다. 일어나서 거실로 간다. 그리고 베란다 문을 연다. 그리고 바깥을 본다. 그리고 돌아와 잠에서 깬다. 일정한 루틴이다. 어렴풋이 그 이유는 알았는데, 며칠 전 아침에 아이가 이야기를 해줘서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아빠~ 서후가 왜 바깥을 보는 줄 알아?"

"아니~"

"바깥을 보면 차도 다니고, 사람도 다니거든. 그러면 아침이지?"


아하. 아이는 아침을 확인하고 있었다. 조망이 뛰어난 곳은 아니지만, 바깥의 풍경으로 아침을 바라봤다.




아이가 조금 더 어렸을 적, 아이에게 해줬던 이야기가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하고, 일을 하러 다니던 그때. 그 이른 시간에 아이와 마주쳤던 적이 있다. 아이에겐 너무 이른 시간. 아이는 눈도 제대로 못 뜬채 비틀 거리며 거실로 나온다.


"지금 아침이야?"


아이의 아침 인사다. 그러면 대답한다.


"아니~ 아직 새벽이야. 너무 일찍 일어났으니, 조금 더 자러가자~"


아이는 다시 대답한다.


"그럼 밤이야?"

"아니~ 지금은 새벽이야."

"언제 아침이야?"

"음~ 밖에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차가 많이 돌아다니면 그때가 아침이야."


그렇게 아이는 다시 잠들러 갔다. 많지는 않지만, 몇 번. 그리고 아이는 조금 자라고, 기억하고 있던 내용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이제는 잠들기 전에도 바깥을 본다. 밤인지 확인한다. 밤은 아침과 반대다. 차가 많이 없고, 사람이 안 다닌다. 그러면 아이는 스스로 이해하고 돌아온다.


아이는 아이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로 보이는 차들과 사람들로. 그리고 엄마 아빠가 했었던 이야기로. 그리고 스스로 이해한 것들로. 또 내일 아침에도 아침임을 확인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맞음을 증명받으러 올 거다.


"밖에 차들도 많고, 사람도 많아. 그러면 아침 맞지??"




...요즘은 악용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조금 더 놀다가 자고 싶으면, "밤인지 확인하고 올게!" 라고 외치며 베란다로 뛰어간다. 그러곤 자연스럽게 놀다가 온다... 장난감으로 요리를 해두든, 그림을 그리다 오든, 블록으로 뭔갈 만들다 오든. 아이들은 영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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