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가 빨라졌네.....
항상 연말이면 행사가 많아지네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선 예능발표회가 예정되어 있고, 얼굴 보자는 주변 분들과의 만남도 예정되어 있네요. 여러 행사들이 기다리는 가운데, 알게 모르게 행사가 하나 더 예정되어 있습니다. 바로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
아이가 태어나고, 아내와 저는 아이를 위한 작은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준비해 매년 해주고 있습니다. 정말 단순하게 트리 앞에 선물을 놔두는 거지만, 루틴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12월쯤 크리스마스트리 준비!
- 24일에 다 같이 케이크 먹고 일찍 자기!
- 엄마 아빠의 선물 포장 및 트리 앞 배치!
- 다음날 서프라이즈!!
단순하지만 아이의 만족도는 높으니 노력 대비 효과가 좋은 행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를 준비합니다. 아이에게 "산타 할아버지께 받고 싶은 선물"에 대해 전해 들었던 저는 얼마 전 해당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거의 매년 받는 듯 하지만, 매년 레고 마리오를 갖고 싶다고 하는 아이.
산타를 믿게 하기 위해서 아이의 선물은 여러 개로 나눠서 주고 있습니다. 아빠가 주는 선물, 엄마가 주는 선물, 할아버지, 할머니가 주는 선물. 그리고 마지막으로 산타가 주는 선물까지. 산타가 주는 선물은 화려한 메인 선물로 구성하고, 나머지 선물들은 소박하게 구성합니다. '산타의 말을 잘 들으면 좋은 선물을 가질 수 있으니, 말 잘 들어야 한다^^'는 숨은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서죠.
올해도 어김없이 비싸지 않지만, 아이가 좋아할 만한 엄마 / 아빠의 선물을 미리 준비하고 마지막으로 레고를 준비했습니다. 문제는.... 상자에 LEGO란 단어가 찍힌 상자가 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
유치원을 가는 아침, 온 가족이 함께 유치원 버스 앞으로 갑니다. 문이 열리고, 저와 아이가 먼저 나와서 엄마를 기다리는 찰나. 아이가 상자를 봤습니다. 사실 상자만 있으면 흔하게 오는 택배 상자니 큰 관심사가 아니었을 텐데....
아이가 상자를 보더니, 갑자기 질문을 합니다.
"아빠, 저거 뭐야?"
"응? 택배네~ 엄마가 뭐 샀나 봐."
"뭐 샀어?"
"? 아빠가 산 게 아니라서 아빠도 몰라."
"안에 뭐 들어 있는 거야?"
평소에 이렇게 질문을 하지 않아서, 왜 그러지.... 하고 상자를 살짝 보니, LEGO란 글자가 보입니다. 아............
"..... 어, 엄마한테 물어봐야겠다. 얼른 내려가자."
"응~~ 엄마~~ 택배 뭐 산 거야~?"
아이는 집요했습니다. 그리고 질문이 무섭게도 조여 오는 느낌으로 합니다.
"응~? 엄마 스티커 종이 산 건데~?"
"레고라고 적혀 있는데?"
질문이 무섭습니다.... 도망갈 구멍이 없습니다. 저와 아내는 '늦었다!!'를 핑계로, 아이를 얼른 데리고 가며 이야기합니다.
"택배 상자는 아무거나 쓰기도 해~ 스티커 종이인데, 레고 상자에 넣어서 왔나 봐."
"아~~ 갖고 싶은 레고 마리오인 줄 알았네!"
정말 속은 건지, 속아 넘어가 준 척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이는 유치원으로 떠났습니다. 어쩔 수 없이, 특급 작전을 펼칩니다. 상자의 내용물을 실제 스티커 종이로 바꿔 치고, 다시 문 밖에 둡니다. 이제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상자를 들고 와 뜯어 보여주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 아이가 속아줄지 모르겠지만, 속아주길 바라며 기다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