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아직 산타를 믿어요!

아빠를 괴롭혔지만, 이제 안 그럴게요!

by 펠릭스

아이에게 산타의 정체를 들킬뻔했던 그날 오후. 아이와 집으로 들어갈 때, 일부러 택배 상자를 함께 들고 옵니다. 상자 안에는 스티커를 출력하는 데 사용하는 '스티커 용지'가 들어있습니다. 아이가 원하는 그림을 스티커로 출력해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해서 자주 사는 용지인데, 마침 다 떨어져서 구매해 뒀었죠!


최대한 자연스럽게 상자를 가지고 와, 자연스럽게 연기를 합니다.



"아~ 맞다! 스티커 종이 다 떨어졌었지~~ 시켰던 게 왔네."



상자를 연 뒤,



"자, 서후야 봐봐~~ 스티커 종이 들어있지?"



라고 능청스럽게 연기합니다. 아이는 씩 미소를 짓습니다.



"이상하다~ 어제 스티커 뽑았는데?"



.......! 사실 이 '스티커 용지'는 산지 조금 된 물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전날, 아이가 스티커를 뽑고 싶다고 해서 한번 꺼냈던 적이 있는.... 종이. 하지만 아이는 A4 용지로 인쇄를 했었기에, 얼버무리며 "아냐~ 어제 A4 용지로 뽑아서 오렸잖아!" 라며 말을 돌립니다. 아이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아닌데~'라고 하다가 장난감을 가지고 놉니다. 이미 다 들킨 거 같기도 하고....






그날 밤, 드디어 크리스마스트리를 꺼내 장식을 시작했습니다. 트리 상자를 꺼낸 지는 일주일이 넘어가는데, 상자 안의 트리는 이제야 꺼내게 되었네요. 아이가 TV 본다고, 책 본다고 계속 미뤄왔거든요. 오늘은 억지로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강제로 시작.


막상 시작하니, 아이는 즐겁게 트리를 꾸미며 "예쁘다~" "귀엽다~~!" 하며 좋아합니다. 그렇게 트리를 다 꾸민 뒤, 아내가 아이에게 제안을 합니다.



"우리, 산타 할아버지에게 영상 편지 써볼까? 뭐 갖고 싶은지 이야기하고~~"



아이는 '좋아~~'라고 말하곤 엄마와 촬영을 시작합니다.



"산타 할아버지께 어떤 선물을 받고 싶나요~?"

"음~~~ 루이지레고 4개랑, 오싹오싹 팬티 책이요~!"


"올해 엄마 아빠 말 잘 듣고 지냈나요~!?"

"네~~"


"...!? 올해, 아빠를 괴롭히지 않고 잘 지냈나요~!?"

"네~~~~"


"...... 거짓말하지 마요~~ 아까도 아빠 괴롭혔잖아~~"

"아니야~~~"


"거짓말하면 산타가 선물 안 주는데!?"

".... 아니야!!!!"



갑자기 아이가 울면서 침대로 뛰어갑니다. '그러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안주잖아...!' 하며 울기 시작합니다. 아내는 웃으며, 거짓말은 나쁜 거니까 앞으로 안 그럴게요~~ 하고 반성하면 선물을 주실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럼에도 아이는 계속 울며, 아니라고만 반복합니다.


한 번씩 이렇게 고집을 부리면, 저희는 '기분이 나아지면 이야기하자~' 하고 살짝 떨어집니다. 그럴 땐 이렇게 하는 거야~~ 하는 이야기도 살짝 해주고 말이죠. 그러고 시간이 조금 흐르면, 금세 아이는 다가옵니다. 울던 아이는 엄마에게 안겨서 기분을 풀고, 이내 저에게 옵니다. 그리고 다시 산타에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아빠를 괴롭혔나요~?"

"네~"


"그리고 앞으로 아빠를 괴롭힐 건가요~?"

"아니요! 그리고, 씩씩하고 안 울고 화내지도 않고, 씩씩하게 지낼 거예요!"


"오~~ 착하네요~ 그렇게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반성하고, 앞으로 안 하겠다 노력하는 거예요!"

"네~~~"



아이는 대견스럽게도 이렇게 이야기해 줬습니다. 다행이네요 영상으로 남겨뒀으니, 나중에 딴 소리도 못할 거예요. 이 날 이후, 아이는 조금 더 자기 반성을 잘하게 된 듯 합니다. 다른날에 저한테 화를 냈었는데, 화장실을 다녀오더니 먼저 사과를 하더라구요. "아빠, 아까는 미안해~~" 하고. 산타의 영향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산타의 힘을 더 빌릴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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