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참 많았던 아이
잠들기 전, 여러 가지 장난을 치다 함께 잠드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우리 가족. 여느 때처럼 아이와 장난을 치고 잠을 자기 위해 누워있던 찰나, 아이가 무서워하기 시작합니다.
"무서워...."
갑자기 무섭다는 아이. 이전처럼 크는 게 무서운 건가 했더니, 아니었습니다. 갑자기 '좀비'가 무섭다고 합니다. 갑자기.........?
저번에 사촌형이 왔을 때, 사촌형이 했던 이야기 때문에 무서워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때 사촌형이 아이에게 '좀비는 정말로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아니면 자주 보는 영상에서 '마인 크래프트'라는 게임에서 나오는 좀비 때문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갑작스럽긴 하지만....
아무튼, 정확한 원인은 모른 채 아이의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거진 20고개를 넘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아빠, 좀비가 오면 어떻게 해?"
"좀비? 좀비는 진짜 없어~"
"만약에 진짜로 있으면?"
"음, 그러면... 좀비는 느려서 괜찮아!"
"만약에 좀비가 빠르면? 그러면 어떻게 해?
"음, 좀비는 빠를 수가 없는데.... 만약 그러면, 집 안에서 문을 잠그고 있으면 괜찮아."
"좀비가 문 열고 오면 어떻게 해?"
"비밀번호가 있으니까 못 열거야!"
"좀비가 비밀번호 알면 어떻게 해?"
"음, 좀비는 머리가 나빠서.... 그걸 기억하면 좀비가 아니야~"
"기억할 수도 있잖아~ 기억하면 어떻게 해?"
"음...... 그러면, 비밀번호를 입력해도 문이 안 열리게 잠글 수 있어~ 그걸로 잠가두자!"
"그럼 매일매일 잠그고 자자!"
"응, 그러자~!"
".... 근데, 좀비가 창문을 부수고 들어오면 어떻게 해?"
대충 요런 흐름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시작은 좀비였지만, 아이의 무서움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며 아이를 달랩니다. 어떻게든 좀비는 없다!!로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아이의 두려움은 쉽게 가시지 않은 모양입니다. 마지막에는 방문을 닫고, 방문을 잠그고, 엄마와 아빠 사이에 들어와서 조금 더 무서워하다 지쳐서 잠듭니다.
엄마 아빠가 지켜줄게!! 도 소용이 없습니다. 좀비의 특징을 잘 알고 있어서 "그럼, 물리면 어떻게 해?"가 되더라고요. 벌써 이틀째 좀비 때문에 잠을 설치는 아이. 좀비와 관련된 걸 본 적이 없는데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궁금도 한데, 이 이야기를 하다 어렸을 적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집에 도둑이 들어오면 어쩌지... 란 고민으로 문 앞에 트랩을 설치하고 잠이 들었던 기억, '집에 문 열면 바퀴벌레가 잔뜩 튀어나온다!'는 엄마 말을 듣고 한동안 혼자 문을 못 열었던 기억. 그리고 장난감을 사면 혼난다고 생각해서 몰래 장난감을 샀다가 숨겨뒀던 기억 등등. 새삼, 어린 시절에는 뭐든 무서웠구나.... 란 생각을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좀비 퇴치하는 방법을 좀 찾아봐야겠습니다. 예전에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란 책을 샀었는데, 이때를 위해 샀었었나 봅니다. 다시 책을 꺼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