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좋아하는 것들

아빠도 있네ㅎㅎㅎ

by 펠릭스

어쩌면 똑같은 그럼에도 조금 다른 하루. 오늘 일상도 어제와 비슷한 모양으로 쌓여갑니다. 매일 아침 9시, 온 가족은 늦잠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겨울 탓인지, 아니면 그냥 잠들이 많은 건지. 이제는 9시에 눈을 뜨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9시 25분쯤 유치원 버스가 옵니다. 25분 만에 준비를 하고 나가야 하는 시간. 하지만, 실제로는 10분 채 안 남은 시간입니다. 아이의 여유로움은 상상을 초월하네요.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면 꼭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먼저 아침을 먹어야 합니다. 이렇게 늦게 일어나니, 주로 차려주는 건 주먹밥 아니면 간단한 케이크 형태의 과자. 아이는 이 아침을 다 먹어야 다음 행동을 합니다. 아이는 아주 천천히 밥을 먹습니다. 아이는 여유롭고, 엄마 아빠는 불안합니다.


이제 화장실을 다녀오고, 간단하게 씻고 옷을 갈아입어야 합니다. 별 문제가 없다면 순탄하게 진행되지만, 대부분은 "이거 다 먹고!", "이 책만 읽을래!!", "유치원 가기 싫어!!!!" 중 하나를 외칩니다. 이쯤 시간은 대부분 20분에 가까운 시간.


엄마와 아빠는 설득을 시도하지만, 곧 도깨비가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역효과. "무서운 목소리 하지 마..." 라며 오히려 더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이럴 땐 아이가 좋아하는 걸 이용하면 조금 더 효과가 있답니다. 지금 글 쓰는 시점이 금요일이니, "오늘만 유치원 가면, 내일은 쉰다!!"라고 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언제나와 같은 하루가 지나갑니다. 오후 3시 55분쯤, 아이는 유치원에서 돌아옵니다. 집에 오면 잠시 전쟁통이 됩니다. 아이는 뛰어다니기 시작하고, 엄마는 씻으라며 호통치기 시작합니다. 씻기까지 모두 끝나면, 잠시 평화로운 시간이 됩니다.


학습지를 하고 나면 아이는 완전한 자유를 가집니다. 자유시간이 되면 아이는 TV를 봅니다. 이제 엄마는 아이를 위해 요리를 하고, 아빠는 빨래를 널고 갭니다. 식사까지 모두 끝나면 이제 온 가족의 자유시간. 이 시간이 되면 저는 잠시 브런치도 하고 일도 조금 합니다. 조금 뒤, 아이는 게임을 하자고 오며 다 같이 모여 앉아 게임을 합니다.




양치까지 모두 끝나고 나면, 이제 자야 될 시간이 됩니다. 아이는 자기 전 책 읽기를 요청합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은 아빠에게 읽어달라고 합니다. 열심히 연기(?)를 하며 읽는 보람이 느껴지네요.


책까지 모두 읽으면, 드디어 잠을 잘 기회가 생깁니다. 문제는 기회만 생긴다는 거네요. 어두운 방에서 작은 수다가 시작됩니다. 장난도 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작은 시간들이 지나갑니다.


아이가 오늘 뭐 했는지 물어봅니다. 그리고 위에 있던 저 이야기들을 짧게 해 줍니다. 아침에 일어났고, 유치원 갈 준비하고, 유치원 보내고, 일하고... 그렇게 있었다고. 이번엔 엄마에게 물어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저희가 아이에게 물어봅니다. 비슷한 듯 다른 일상을 보낸 세 개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자기 직전, 아이는 갑자기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말해줍니다. 첫 번째는 자기 자신, 두 번째는 엄마. 그리고 세 번째는... 아빠. 어? 항상 뒤에서 1등! 이였는데, 오늘은 세 번째라고 합니다. 자는 척하다 놀래서 "진짜?" 하고 물어보니, 진짜라고 하네요. 세상에나.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순서는 중요하지 않은 듯합니다. 네 번째는 몇 번 안 본 사촌 동생의 이름이 나왔거든요. 그렇게 좋아하는 것들을 모두 나열하니 우리 가족들이 나왔습니다. 귀엽습니다.



아이에게 주말에 뭘 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놀러 가고 싶다고 합니다. 막상 놀러 가면, 자기 놀 거 한다고 바쁘지만. 그 공간에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여러 생각이 들게 되네요.



20251214_162511.jpg 국립수산과학관의 디지털 체험때 아이가 색칠한 물고기. 요즘들어 무지개로 칠하는걸 더 좋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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